근래 연예계에 안타까운 소식이 많았다. 한창 피어날 나이에 두 청춘스타가 스스로 스러졌다. 미국 내에서도 잇단 케이팝스타의 자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지난해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은 한국이 새삼 재조명되었다.
유난히도 싱그러운 미소를 가졌던 배우 설리, 인형같이 예뻤던 가수 구하라의 죽음에 많은 이들이 비통해했다. 내 동생 나이의 어린 친구들이 사는 것이 뭐 그리 힘들고 지쳐 이렇게도 일찍 세상을 등져야만 했는지 마음이 내내 아프다. 다시는 그들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우울한 며칠을 보냈다.
사람들은 악플이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들 말했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실시간으로 기사화되곤 했다. 선정적인 제목을 단 기사들이 넘쳐났고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일명 카더라 통신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배되었다.
악플러들은 익명이란 이름 뒤에 숨어 그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그들도 무작정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악플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고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도 외쳤다. 악플러에 법적 처벌로 강경 대응하기도 했다.
사실관계 확인 없이 부정적인 기사들을 써대는 기자들에게도 자기를 좀 예뻐해 달라고 말했다. 그들 나름대로 싸우고 이겨내려 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화려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던 그들에게는 돈과 명예보다 단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절실했을지 모른다. 그저 아무 말 없이 손 내밀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을지 모른다. 이제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는 그들의 SNS에는 그들을 추모하며 뒤늦은 선플들이 달리고 있지만 때늦은 말들은 주인에게 가닿지 못한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 하나만 있어도 견디기 힘든데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모진 말을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설리에게 악플을 달았던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한 한 TV 프로그램을 보니 그들은 별 악의는 없었다고 한다. 공인이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자신이 악플을 단 것조차 기억 못 하는 사람도 있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만 맞아 죽었다.
우리 가까이에서도 한인들의 자살 소식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미국 디디허쉬 정신건강서비스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 사망자 100명 중 4.4명이 자살로 죽는다고 한다. 미국 내 인종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 그중 90% 이상이 이민자들이며 시니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이역만리 타지로 건너와 억척스럽게 터전을 일궈놓은 이민세대들이 심각한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자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제 연말이다. 사랑하는 친지, 가족들과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가 잦아지는 달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으면 주의 깊게 들어주자. 본인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도와달라고 말하자. 우리 모두에게 인생은 결코 혼자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따뜻한 연말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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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adCREASIANs 어카운트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