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성길 전 LA한인회장 “허망한 꿈에서 깨어나···기도하는 새 삶”

2019-11-13 (수)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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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지내십니까 - 팔순에 펴낸 회고록 ‘귀소’

▶ 한국 정치판 뛰어든 이유 있어...한인사회 자산, 우리가 지켜야

장성길 전 LA한인회장 “허망한 꿈에서 깨어나···기도하는 새 삶”

장성길 전 LA 한인회장이 회고록 귀소, 세상 유혹에서 하나님 손 안으로’를 펴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한인 이민역사가 증명해주는 한인 사회의 자산은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미주 한인재단도 우리의 것이고, 남가주 한국학원 재단도 개인 사유화가 되어선 안되죠”

장성길 전 LA 한인회장은 미국 속의 한인사회를 자신의 무대로, 미국 속의 미국사회를 전진기지로, 그리고 한국 속의 한국을 영화의 기지로 알고 살아왔다고 회고했다.

미국으로 이민온 지 50년이 된 올해 팔순에 펴낸 회고록에서 그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정치판에 뛰어든 이유를 소상히 밝히고 있다.


장성길 회장은 “1996년부터 2003년까지 두 번의 대선과 한 번의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고 나니 잊을 수 없는 드라마와 같은 추억, 말할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이 남았다”며 “꿈에서 깨어나 보니 대장암 3기 진단가 내려졌다. 가족과 하나님이 있었기에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가 펴낸 책은 ‘귀소’라는 제목이 부쳐져 있다. 1969년 단돈 100달러를 들고 LA에 유학 온 그가 27년이 지난 1996년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들어갔다가 2003년 다시 LA로 돌아왔을 때 이 곳에서 나의 생애를 마쳐야 한다는 안도감이 만들어낸 제목이다.
그리고 ‘세상 유혹에서 하나님 손 안으로’ 돌아온 그의 신앙 고백서이기도 하다.

그는 “신앙의 힘으로 죽도록 기도하며 봉사하라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2007년 암 선고를 받는 날부터 더욱 용기를 내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하루하루 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한 차례 더 수술을 받았다는 그는 내 생애가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하다가 다시 미국에 돌아왔던 2003년 써놓았던 회고록에 투병일기를 더해 ‘귀소’를 펴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회고록의 첫장은 ‘허망한 꿈에서 깨어나’로 시작한다. 어르신(김영삼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한국 정계에 뛰어들었던 7년 반을 ‘허망한 꿈’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장성길 회장은 22대 한인회장을 역임하면서 한인회 명칭 변경과 비영리재단 등록, 한인신용조합 설립과 한인록 발간, 한미동포 후원재단 설립 등의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또, ‘세계화를 향한 해외 한인의 역할’을 모토로 한국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이중국적 및 교민청 설치’ 신설을 한국 정부에 주장하기도 했다.

1979년 미국 민주당 한인지부를 창설해 한인총회를 개최하고 민주당 한인 의장으로 전당대회에서 활동하며 백악관 국빈 만찬에 초청받는 유명 인사였던 그에게 한국 정치판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영화였던 것이다.

흐르는 세월이 큰 약이 되었다는 그는 하루하루를 세지 않아도 흘러가는 세월, 새벽기도로 시작하여 사무실과 가게, 이곳 저 곳을 다니며 하루의 일과가 끝이 나면 이제 또 하루를 보냈구나 하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살아간다.

콜드웰뱅커 부동산 베벌리힐스 수석 브로커로 일하고 있는 그는 나성열린문교회 은퇴장로이고 일사회와 자유민주통일연합 운영위원이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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