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방영 20주년 맞은 HGTV 장수 인기 프로그램
매물을 고를 때 우선순위를 3가지 정도로 압축하면 좋다. [AP]
부부 간 타협없이는 좋은 매물을 찾기 힘들다. [AP]
‘픽서 업퍼’,‘프라퍼티 브라더스’,‘밀리언 달러 리스팅’이 있기 전에‘하우스 헌터’가 있었다. 모두 인기리에 방영되는 부동산 전문 HGTV의 프로그램이다. 이중 최장수 프로그램 하우스 헌터가 방영 20주년을 맞았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이 그간 방영된 하우스 헌터 에피소드 중 되새겨 보면 도움이 될 만한 교훈들을 추려봤다.
◇ ‘하우스 헌터’는
하우스 헌터는 부부 또는 연인이 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일종의 리얼리티 쇼다. 출연자가 희망 가격대와 원하는 주택 조건을 알려주면 부동산 에이전트는 이를 바탕으로 3채의 매물을 엄선해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 끼리, 또는 부동산 에이전트와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대부분 원하는 주택을 구입하는 ‘해피엔딩’으로 방송이 끝난다. 지난 20년 동안 방영된 약 1,000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시청자들은 소파에 편안히 앉아 실제 주택 구입 과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 우선순위3가지로 좁히기편리한 통근 거리, 넓은 뒷마당, 수영장 딸린 집, 부모님을 모시기 위한 별채… 이 모든 조건을 갖춘 매물을 찾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하우스 헌터는 약 23분간 방영되는 에피소드 한 편에 출연자가 만족하는 집을 찾는 과정을 마치 마술처럼 보여준다. 출연자가 원하는 매물을 찾기 위해 하우스 헌터만이 사용하는 비밀 공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우스 헌터는 출연자가 원하는 조건 중 다른 조건과 맞바꿀 수 없는 조건 중 상위 조건 3개 이상이 포함된 매물만 엄선해 출연자에게 보여준다. 상위 조건은 통근이 편리한 매물 위치 조건일 수도 있고 때로는 현대식으로 리모델링 된 욕실일 때도 있다. 구입 예산을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내세운 출연자도 그동안 많았다.
매물 조건에 대한 우선순위 선정 작업은 일찌감치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어떤 조건을 포기해야 할지도 빨리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순위 조 건없이 집만 보러 다니면 우왕좌왕하는 사이 좋은 매물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 유연한 사고방식 갖기원하는 조건을 다 갖추지 않았다고 해서 매물을 ‘패스’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하우스 헌터 시즌 10에 출연한 헤더 릴라드 부동산 에이전트는 “필요시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며 “원하는 집을 찾기 위해서는 사고방식을 전환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충고했다. 그래야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조건과 실제 매물이 갖추고 있는 조건들과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생각을 조금만 바꿨을 뿐인데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서프라이즈’ 매물이 눈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첫 매물이 의심의 여지도 없는 ‘드림 홈’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우스 헌터에 출연이 성사되지 않는 한 가급적 최대한 많은 매물을 보는 것이 좋다. 매물 조건이 다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시간을 내서 직접 가보는 것이 매물 ‘선구안’을 기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인터넷으로 찾은 매물이 ‘반신반의’라도 직접 가서 어떤 매물인지 살펴본다. 최악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고른 매물 중 어떤 매물이 나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 현실적인 예산을 수립하라하우스 헌터의 가장 흔한 에피소드가 바로 구입 예산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에피소드다. 침실 3개, 멋진 주방, 넓은 뒷마당, 이 모든 조건을 갖춘 매물을 10만 달러(예를 든 금액)에 구입해 달라는 출연자. 다소 비현실적인 조건이지만 하우스 헌터 제작진은 마술처럼 출연자가 원하는 매물을 찾아낸다. 20년 전과 달리 인터넷을 통한 매물 검색이 일반화되면서 눈 높이가 자신의 예산과 상관없이 비현실적으로 높아진 주택 구입자들이 많아졌다.
역설적이지만 하우스 헌터가 제시하는 조언은 ‘TV 쇼에서 방영되는 출연자들의 비현실적인 예산에 속지 말라’는 것이다. 한 에피소드에서는 출연자가 그토록 원하던 ‘드림 홈’을 찾았지만 가격이 예산의 2배라는 것을 알고 실망하는 내용도 방영됐다. 출연자 입장에서는 다소 ‘잔인한’ 과정이지만 자신의 예산으로 구입할 수 있는 매물 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점이 제작진의 의도였다.
예산과 동떨어진 매물을 보러 다니기 전에 주택 시장 상황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하다고 드림 홈을 장만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예산보다 낮은 가격의 집을 구입한 뒤 리모델링을 통해 드림 홈으로 만든 출연자들의 사례가 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방영됐다.
◇ 배우자(파트너)와 타협하라하우스 헌터의 또 다른 흔한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출연한 배우자 간의 갈등이다. 프로그램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꾸미기 위한 대본이 아닌 부부간의 실제 갈등이 적나라하게 방영된다. 현대적인 디자인을 원하는 부인, 고풍스러운 건축 양식을 선호하는 남편이 출연, 시작부터 충돌하면 결말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하우스 헌터 결말의 대부분은 부부간 타협을 통한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각자의 우선순위가 있다면 부부간 상의를 통해 서로 나누고 이중 두 사람이 공감하는 조건을 먼저 추려낸다. 우선순위뿐만 아니라 원하지 않는 조건에 대해서도 부부간 충분한 사전 상의가 필요하다.
집을 보러 가서 싫어하는 조건이 불쑥 나오면 부동산 에이전트를 앞에 두고 부부간 얼굴 붉히게 되는 일이 일어나기 쉽다. 우선 순위나 원하지 않는 조건에 대해서 상대방 배우자와 타협할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항상 하는 것도 좋은 매물을 찾기 위해 하우스 헌터가 내세우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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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