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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for the Soul] October Quotes / 시월 어록

2019-10-05 (토)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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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so glad I live in a world where there are Octobers.

나 진정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시월들이 있는 세상에 살고 있음이라.

시월(十月) 빛깔이 완연한 중추(仲秋) 대낮. 제법 선선한 바람이 여즉 뜨거운 북가주 햇살을 가릅니다. 말티즈 강아지와 청명한 오후를 걸으며 시월 기분에 흠뻑 빠집니다. 핼러윈(Halloween)을 재촉하는 펌킨[pumpkin, 호박]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는데, 홀연 소슬바람에 커다란 낙엽들이 땅 위를 구릅니다.


즐겨 부르는 가수 장현의 “마른 잎”이 들립니다. “마른 잎 떨어져 길위에 구르네 / 바람이 불어와 갈 길을 잊었나 / 아무도 없는 길을 너만 외로이 가야만 하나 / ...... / 마른 잎마저 멀리 사라지면 내 마음 쓸쓸하지 / 바람 불어와 멀리 가 버리면 내 마음 쓸쓸하지.” 거의 한 해를 마감하는 시월. 인생의 시월을 사는 나그네 가슴에 와닿는 노래.

그렇게, 시월 빛깔 화사한 산보를 마치고 돌아와 이메일로 답지한 어록을 마주합니다. 이름하여, “October Quotes That Will Help You Fall in Love With Autumn.” 가을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시월(十月) 어록(語錄). 잔뜩 시월 기분에 젖어 읽는 시어(詩語). “It must be October, the trees are falling away and showing their true colors.” 분명 시월이라, 나무들이 스러져가매 진짜 색깔을 드러내는도다. 그러니, 당연하지. “I’m so glad I live in a world where there are Octobers.”

I wish that every day was Saturday and every month was October.

매일매일 토요일이고, 매월매달 시월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토요일만 같고 매달 시월만 같다면 얼마나 좋으랴. 토요일의 느긋함, 그리고 시월의 지긋한 아름다움. 사랑과 평화, Love & Peace! 바로 그 지고(至高)의 느낌이 충만한 시월 어느 토요일. 금상첨화(錦上添花)란 이럴 때 쓰는 말이려니. 비단 위에 꽃을 더한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랴. 그렇게 가을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시월 어록”은 계속됩니다.

October is a symphony of permanence and change.

시월은 영원과 변화가 어우러진 심포니.


영구한 영속성[퍼~머넌스, permanence]? 과연 그런 게 있을까?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지만, 또한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잖든가. 생긴 것은 반드시 없어진다지만, 본래 나고 죽는 게 따로 없느니라. 그래서, 시월은 사람을 사색으로 이끌고 신기루같은 깨달음의 그림자로 인도하는 게 아닐까. 영원 속에 상존하는 변화, 그 둘이 어우러져 펼쳐내는 시월의 교향악, 바로 그 심포니가 시월이려니.

“October is a symphony.” 시월은 하나의 심포니! 심포니[symphony] = syn[함께, together] + phone[소리, sound/voice]. 심포니란 한마디로 “함께 내는 소리.” 여러 악기들이 모여 ‘한 소리’를 내는 게 교향악(交響樂)/심포니. 은유컨대, 시월(十月)은 바로 하나의 심포니 - 영원과 변화가 한데 어우러진 거룩한 교향곡이 바로 시월. 영원하지만 동시에 변화무쌍한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시월(十月)! 영속성 안에서 늘 끊임없이 변하는 신비여라.

It must be October, the trees are falling away and showing their true colors.

분명 시월이라, 나무들이 스러져가매 진짜 색깔을 드러내는도다.

매혹적인 가녀 신디 로퍼(Cyndi Lauper)의 명곡 “True Colors”가 들리네요. “I see your true colors / And that‘s why I love you.” 난 너의 진짜 색깔을 본단다. 그래서 널 사랑하는 거지. 시월이 되어야 진짜 색깔을 드러내는 나무들. 어느덧 낙엽으로 떨어져 내릴 울긋불긋한 가을 단풍들. 그게 바로 나무 이파리들 속에 깃든 ’true colors‘였음을 깨닫게 해주는 시월.

그래서 다시금 되뇌입니다. I’m so glad I live in a world where there are Octobers.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Cheers!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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