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귀동물체험관 ‘라바팜스토리’...식용 곤충 먹어 볼 수도 있어 방학 맞은 아이들에 인기 만점
▶ 비봉습지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바람에 갈대숲 노래 실려오는 듯
매향리 평화역사관 둘러보고 고정리 공룡알 화석산지도 유명
비봉습지공원
“최소 10번은 타 봐야 ‘화성 시티투어를 타봤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지난 달 20일 경기 화성시 SRT 동탄역에서 만난 화성 시티투어 장연주 해설사의 말이다. 그는 “화성 시티투어는 관광지 4~5곳을 매회 반복적으로 도는 쳇바퀴 투어가 아니라 관광지 한 곳과 체험 한 곳 등 2곳을 묶는 패키지 형태”라며 “매번 다른 노선을 운행하다 보니 타 지역과 차별화돼 있고, 어르신 관광객들 있지만 어린이를 동반한 학부모 이용객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화성 시티투어 일정도 체험관 한 곳과 관광지 한 곳 등 모두 2곳만 도는 코스다.
타 지자체의 시티투어가 ‘반복적이고 빨리빨리, 후~다닥’이라면, 화성 시티투어는 ‘지긋이 앉아 즐기고 가는 느릿느릿’ 투어로 통한다.
세계 희귀동물 친구와 교감하는 ‘라바팜스토리’오전 9시 동탄역 2번 출구 앞에 정차 중이던 2대의 버스가 출발했다. 이날 이용객은 중간 정거장에서 태우는 이용객을 포함해 1호차 27명, 2호자 23명 등 모두 50명이었다. 버스에는 각각의 해설사가 동행한다.
버스가 출발하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출발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엄마 아빠들은 “버스안에서는 조용히 해야지”라며 주의를 주는 등 들뜬 분위기가 이어졌다.
역을 빠져나간 버스는 곧바로 첫 번째 목적지로 가지 않았다.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화성시내 다섯 곳의 정류장에 들러 이용객들을 태우고 가기 위해서다.
중간 정거장에서 이용객을 태운 버스는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려 오전 10시20분쯤 첫 번째 목적지인 ‘라바팜스토리’에 도착했다. 이곳은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코스 중 하나다. 세계 희귀동물은 물론 곤충을 관찰하고, 동물을 직접 만져 볼 수도 있는 체험 공간이다.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은 “언제 들어가요?”라며 해설사를 보챘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체험코스가 이날 처음으로 투어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동물은 8년 생 ‘알비노 보아뱀’이었다. 이 뱀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이라고 한다. 하얀색 바탕에 노란씩 색 띠처럼 보이는 보아뱀은 성인 남성 팔뚝보다 두껍고, 길이가 2m가량 됐다. 아이들은 “목에 걸어도 되요” “만져봐도 되요”라며 관심을 보이지만 엄마들은 “아악” 소리를 지르며 기절초풍 직전이다.
보아뱀을 목에 감아 본 박건현(벌말초교 3학년)군은 “무섭지는 않았는데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보아뱀이 목에 닿자 박 군의 얼굴은 놀라 표정이 굳어지자 박군 엄마아빠는 웃긴다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에는 보아뱀 외에도 세계 희귀종인 설가타육지거북이(12년 생)를 비롯해 갑옷도마뱀으로 불리는 수단플에이트, 블랙앤화이트이구아나 등 50종 160마리가 전시돼 있다.
일부 동물은 개별적으로 만져볼 수 있지만 몇몇 동물은 조련사에 의해서만 만져볼 수 있다.
이곳의 압권은 식용곤충 시식체험이다. 여기서도 아이들은 신기해하며 곧잘 먹었지만 엄마들은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한 아이는 “엄마 초콜릿 맛이 나”라고 했지만 엄마는 인상만 찌푸렸다. 식용곤충은 화장품과 오일 등의 재료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체험 시간은 모두 2시간 정도. 아이들이 한번 정도는 동물을 만져보거나 먹이를 직접 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소리가 장관인 비봉습지공원오후 1시30분 점심 후 이동한 곳은 비봉습지공원이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소리가 클래식 음악소리처럼 들렸다. 이어 전망대에 올라서니 습지 공원이 한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 고층 건물이 없어 시원해 보였다.
당초 이곳은 바다, 갯벌이었으나 시화방조제 건립 이후 도로와 농경지로 변했다. 하지만 시화호가 상류에 큰 강이 없어 점점 썩어가면서 정화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화성시 등은 하수종말처리장이 아닌 자연정화가 순리에 맞다고 판단해 2015년 완공한 것이 지금의 비봉습지공원이다.
비봉습지공원에 갈대풀이 많은 이유다. 물이 갈대 숲 등에 머물며 스스로 정화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갈대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갈대풀과 비슷하게 생겨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쉽지 않은 모새발도 있다. 모세발은 희귀식물 194호다.
스님들이 사용했던 염주의 재료인 모감주 나무를 비롯해 가수 이미자가 부른 ‘섬마을 선생님’에 등장하는 해당화, 찔레꽃, 산수유, 조팝나무 등의 식물과 흰나비, 왜가리 중대백로 등 곤충과 조류 등이 서식하고 있다.
습지공원은 모두 3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메타길(1km)의 A코스와 데크산책로(1.5km)의 B코스, 메타은행길(1.9km)의 C코스 등이다. 산책로 중간중간 정자와 쉼터가 있어 1~2시간 정도 바람에 휘날리는 갈대와 새소리를 들으며 여유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진 아이들과 부모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오전에 출발한 코스를 거꾸로 돌아 정류장을 거쳐 동탄역에 오후 4시쯤 도착했다.
화성 시티투어 ‘착한여행 하루’, 다른 여정은‘착한여행 하루’ 모두 6개 테마 투어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테마에는 3~4개의 관광지 및 체험지가 있으며, 이들 중 한두개를 묶어 매주 코스가 정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섬 투어의 경우 배 시간 등을 고려해 한 곳만 갈 때도 있다고 한다.
화성시에는 서해 바다를 끼고 있는 경기도내 몇 안 되는 지자체 중 한 곳이다. 그렇다 보니 항구와 섬이 많다. 궁평항에서 배로 40분 정도 거리에는 사자형상의 바위가 바다를 지키고 하얀 조가비 언덕이 넓게 펼쳐진 국화도가 있다. 또 기암괴석 홍암이 절결을 이루고 옥색 빛 바다가 보이는 입파도, 바지락 캐기 등 바다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는 제부도 등의 섬이 있다.
또 50여 년간 미공군 폭격훈련장으로 사용됐던 매향리 일대에는 평화역사관이 세워져 있으며, 철새들의 보금자리 화성호에서는 필드스코프를 이용해 철새를 가까이 볼 수도 있다.
천연기념물 제14호인 화성공룡알화석산지도 인기 코스 중 하나다.
세계 3대 공룡알화성 중 하나인 고정리 공룡알 화석산지는 생생한 자연학습장으로 이름난 곳이다.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을 지나 화석산지로 향하는 산책로에서는 염생식물과 육상식물을 함께 만날 수 있고, 서해낙조도 감상할 수 있다.
병인박해 때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해 세워진 남양성모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성모마리아 순례성지다. 20단 묵주기도의 길을 따라 야생화 숲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정화되고 안식을 찾을 수 있다.
체험코스는 버섯과 딸기, 천연염색과 염전 체험이 가능한 농어촌체험과 승마장과 요트 등 다양하다. 서울에서 볼 수 없는 5일장 투어도 있다.
화성 시티투어 ‘착한여행 하루’ 이용방법화성 시티투어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법정 휴일) 오전 9시에 출발해 오후 5시에 동탄역으로 돌아온다. 이용금액은 투어 코스에 따라 2만~3만원 정도다. 점심과 체험 등의 가격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예약은 매월 중순쯤 화성시 시티투어(www.hscitytour.co.kr) 홈페이지에 다음 달 투어 일정을 알리는 팝업 창이 뜬다. 원하는 코스를 클릭해 예약하면 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전화(031-366-8921, 7110)로 문의하면 된다.
출발지는 동탄역 2번 출구 앞이며 동탄(화성미디어센터 앞 버스정류장)~병점(화성시 동부출장소 앞 버스정류장)~봉담(봉담읍사무소 맞은편 버스정류장)~향남(향남읍사무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정거해 이용객을 태운 뒤 투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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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임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