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없는 착한 여행,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2019-08-09 (금)
나윤석 기자·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한국관광공사 ‘친환경 여행단’...“번거로웠지만 큰 보람 얻은 체험”
▶ 9대1경쟁률 뚫은 참가자들 호응...내년부터 연 2회 이상 시행 검토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0~21일 진행한‘친환경 여행단’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경북 의성군 단밀면의‘쓰레기 산’ 앞에서 우의를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학생 장지원씨는 지난달 20~21일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한 ‘친환경 투어’에 참여했다. 1박 2일 동안 경북 의성 쓰레기 산, 대구 근대골목, 경남 창녕 우포늪 등을 둘러보는 이번 여행의 콘셉트는 ‘일회용 쓰레기 만들지 않기’였다. 장씨를 비롯한 참가자 20명의 ‘친환경 여행’ 실천은 출발할 때부터 시작됐다. 여행단은 개별적으로 물통에 물을 담아오면서 일회용 페트병 쓰레기를 만들지 않았다. 이어 의성군 단밀면의 쓰레기 산에 도착해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관광지의 식당에서도 친환경 실천은 이어졌다. 각자 알맞은 양을 주문해 최대한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은 물론 식당 화장실에서 세면 후 각자 준비한 손수건을 사용해 1회용 휴지 발생을 억제했다. 카페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준비해 간 텀블러에 음료수를 담아 마셨으며 야시장에서는 다회용 용기와 포크를 사용했다.
그렇다면 이틀 동안 친환경 여행단이 배출한 쓰레기는 어느 정도였을까. 모든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여행단은 배출된 쓰레기의 양을 직접 측정해봤다. 그 결과 총 20명의 참가자가 만들어낸 쓰레기는 물건을 구매할 때 생긴 약간의 비닐과 휴지가 대부분이었으며 용량은 10ℓ가 채 되지 않았다. 장씨는 “이번 친환경 투어를 다니면서 약간의 수고만 들이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여행 문화가 보편적으로 정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정원을 20명으로 한정한 친환경 투어 공모에는 184명이 지원해 9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참가자들의 반응이 생각 이상으로 좋았던 만큼 내년부터 연간 2회 이상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관광공사가 친환경 프로그램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생태주의적 가치를 외면한 채로 대한민국을 관광 강국으로 육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필리핀 정부는 세계적인 휴양지로 부상하던 보라카이의 환경오염이 극심해지자 지난해 4월부터 6개월 동안 섬을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해 6월부터 관광객을 받지 않고 있는 태국 피피섬의 마야베이도 환경 복구를 위해 2021년 6월까지 폐쇄를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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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기자·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