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위협’, ‘21세기의 터미네이터’-. 중국을 두고 워싱턴 안팎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말들이다.
심지어 히틀러의 나치제국과 개전 전 상황을 다룬 윈스턴 처칠의 2차 대전 회고록의 제목 ‘폭풍전야(The Gathering Storm)’로 미국과 중국이 맞은 상황을 비교하기도 한다.
한 때 ‘동반자(partner)‘로 불렸다. 그 중국을 향한 워싱턴 조야의 시각이 싸늘해져가고 있다. 더 이상 경쟁자도 아니다. 미국의 가장 중차대한 위협, 그러니까 ’분명한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해 새삼 던져지는 질문이 있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중국이 세계의 패권국가로 등극했을 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등등이 그것이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첫째 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을 밀어내는 거다. 그 다음 원하는 것은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미국을 대체할 세력이 되겠다는 것. 그리고 공산정권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경제, 군사적으로 세계 ‘넘버 1’이 되는 것이다.” 어틀랜틱 카운슬의 진단이다.
“그 일환으로 중국은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을 미국으로부터 분리시켜 미국 중심의 동맹을 와해시키려 들고 있다.” 계속되는 지적이다.
“…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됐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이어지는 질문이다.
국제사회는 세계 최강대국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영어가 국제공용어가 된 것이 그렇다. ‘영국의 세기’를 뒤이은 것이 ‘미국의 세기’다. 때문에 프랑스어, 독일어를 제치고 영어는 국제공용어가 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개방된 열린사회, 법에 의한 통치, 인권 등의 가치관이 서방세계의 국제표준이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중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부상한다. 그 뒤에 따르는 것은 그러면 뭘까. ‘중국의 형상을 따른 국제사회의 변모’다. 문제는 중국이 비교적 온화한 권위주의 형 체제에서 전체주의 체제로 전이하고 있는 현실이다. 전 주민의 일거수일투족까지 감시하는 ‘디스토피아 독재체제’로 중국은 퇴행하고 있다.
그 파일럿 프로젝트가 신장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전 주민감시체계다. 거대한 수용소를 세워 수백만의 위구르인을 가두었다. 이를 통해 자행되고 있는 것은 위구르인의 회교도 정체성 말살작업이다. 동시에 인공지능 안면감식기 등을 통해 전 주민의 일상생활을 감시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중국 전역에는 지난해 현재 1억7,600만대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그것을 2020년까지 최소 4억5,000만대에서 약 6억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무수한 감시 카메라와 인공지능 안면인식 시스템의 결합으로 14억 전 국민의 삶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려는 것이다.
게다가 국민 개개인의 행동양식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사회신용시스템’ 구축을 2020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미 2,300만의 중국인들은 해외여행을 할 수 없게 됐다.
그 중국식 인공지능 감시체계를 베이징은 벌써부터 전 세계에 보급하고 있다. 캄보디아, 우간다. 탄자니아 등 18개국에 수출한 것으로 프리덤 하우스는 밝히고 있다. 예상되는 ‘중국 세기’는 그러니까 ‘테크노-디스토피아’라고 할까. ‘디지털 독재주의’시대가 되고 만다는 것.
무엇을 말하나. 이미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단순한 열강 간의 각축 차원’을 넘어 이데올로기가 강조되는 가치관의 충돌 양상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 충돌을 중국문제 전문가 브래들리 세이어는 ‘한(漢)지상주의’ 대 ‘자유민주주의’의 대결로 압축 요약했다.
중국인, 더 나가 중국문명은 전 세계, 더 나가 우주의 중심에 있다. 그러므로 중국의 세계 통치는 당연하다는 것이 한(漢)지상주의라는 것. 자본주의보다도, 공산주의보다도 1,000년 이상 그 뿌리가 깊다. 그것이 한 지상주의로 유아독존적인 이 중화중심의 사상체계와 자유, 인권, 개방사회 등 가치관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주의의 충돌은 필연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대세는 어느 편일까. 한동안 무관심한 입장이었다. 그 유럽에서도 중국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호주, 동남아시아, 인도 등도 자유와 인권, 시장경제를 지지하고 있다. 중국 중심의 독소적 천하사상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예외적 존재가 대한민국이다. 시진핑 앞에 서기만 하면 한없이 작아진다. 중국대륙에서 미세먼지가 그토록 날라 와도 입 한번 벙긋 못한다. 그 뿐인가. 명색이 국빈방문인데 ‘혼밥’신세다. 그래도 황공하기만 하다는 표정이다.
미국의 동맹국이다. 그런데 온통 ‘기-승-전-김정은’ - 이것이 핵심전략으로 대한민국을 어떻게든 미국으로부터 떼어놓아 친북세력화하려는 베이징의 아시아전략에 아주 충실히 따르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외교노선으로 보여 하는 말이다.
어떻게 하면 폐쇄적인 삶과 정치적 이념을 개방적인 열린사회로 발전시킬 것인가. 선진 국가들의 고민이고 과제다. 문재인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 과거에만 집착하면서 감성적 민족주의를 내걸고 대놓고 ‘적과 동지’로 편을 가른다. 일부러 ‘남남갈등’을 극력 조장한다고 할까.
그 결과는 외교의 총체적 위기다. 일본이 등을 돌린 지는 오래다. 미국에서도 찬밥이다. 동시에 나오는 이야기가 ‘제 2의 애치슨라인 설정설’이다. 한사코 김정은 편에, 또 중국 편에만 서겠다는 문재인 정부다. 그러니 그 대한민국을 미국의 방위선에서 아예 빼라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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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