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올한올 금쪽같은 내 머리 사수법
▶ 노화로 인한 탈모, 두피도 피부…내 타입 체크 우선 마사지로 혈액순환·모근 관리를
몇 년 전부터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젊어서도 길러보지 못한 머리카락인 만큼 더 나이가 들면 ‘주책’이거나 ‘무서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여성들이 중년을 넘어가면서 연예인과 같은 특수한 직업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짧은 머리를 선호한다. 나이가 들고 노화가 진행될 수록 얼굴은 중력의 힘으로 아래로 쳐지는 바람에 긴 머리는 자칫 잘못하면 얼굴을 더 길어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드라이나 염색, 펌과 같은 외부적인 요소 외에도 영양분이 머리카락 끝까지 공급되지도 않는 탓에 푸석푸석해지고 어느새 풍성한 머리는 힘이 없고 빠져 있다. 뒷모습에도 머리만 봐도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게 이 같은 이유에서다.
◇ ‘나는 어떤 머리?’…탈모 해당 여부 체크가 우선=내 생에 없을 것 같던 긴머리 프로젝트에 돌입하면서 두피 및 헤어 관리에 어느 때 보다 가장 큰 관심을 갖게 됐다. 과연 홈케어나 전문숍에서의 두피케어로 내 귀한 머리카락을 지킬 수 있을까였다. 결론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한올 한올 금쪽 같은 내 머리카락을 지키는 첫걸음은 나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다. 우선 내가 탈모 유전자를 갖고 있느냐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탈모와는 무관하게 노화로 인해 모근이 약화되고 머리카락이 얇아진 경우와 호르몬으로 인한 탈모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지기 때문에 내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파악하면 두피 및 모발관리는 오히려 쉽고 편해진다. 보통 머리 앞부분이나 정수리의 머리숱이 줄어들거나 가늘어질 때 유전적 탈모를 의심하면 된다. 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탈모가 남성에게만 일어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환경 변화로 20대 탈모도 늘고 있으니 남녀노소를 비롯해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게으름과 두려움에 내 머리카락을 맡기지 말고 1만원 미만에 불과한 검진을 받으러 가보는 것은 어떨까. 검사 결과에 따라 호르몬, 혈액 검사 등을 해도 3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내 모근의 텃밭 ‘두피’는 피부의 연장…내 피부 타입 체크가 우선=탈모로 판단되면 탈모는 질병인 관계로 전문약 복용과 시술로 넘어가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홈케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두피는 피부의 연장이며 얼굴 피부는 두피부터 내려 앉는다. 두피 전문가들은 “두피만 잘 관리 해도 모근을 강화해 조금이나마 힘 있는 모발을 생산해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척박한 토양에서 식물이 잘 자라지 않듯 트러블 난 두피에서 나오는 모발의 힘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의 두피와 모발 상태에 맞는 기능의 샴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청담동의 유명 헤드스파로 알려진 ‘성임헤드스파’의 조성임 원장은 “화장품도 지성, 건성, 복합성 등으로 피부 타입에 따라 나온 것처럼 두피 역시 피부인 만큼 자신의 타입에 맞춰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피 마사지 과연 효과가 있을까=일단 전세계 의사들의 피부 교과서 ‘피츠패트릭스 더마톨로지’에는 안 나온다. 의사들은 “혈액 순환이 탈모를 예방하거나 멈추게 한다는 것은 교과서에 없다”고 밝히는 반면 헤드스파 전문가들은 “두피를 자극하는 마사지를 통해 혈행을 돕고 두피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샴푸 전 마사지를 하면 혈액순환을 촉진해 노폐물을 잘 배출할 수 있고 모근도 튼튼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 경우는 양손에 괄사빗을 들고 아침·저녁으로 정수리 부분을 향해 전방위에서 아래에서 위로 긁어 올리는 일명 ‘리프팅 괄사(긁는 행위)’를 해 오고 있다. 밤에 자기 전에 머리를 긁고 자면 확실히 두피가 시원하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 조금이나마 숙면을 취하는 것 같다. 아침에는 괄사로 얼굴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리프팅을 시킨 후 머리를 감는 데 긴 머리를 감기 전 빗으로 정리를 하니 확실히 엉키는 게 덜하다. 특히 머리카락 빠지는 것이 분명 덜하다.
◇두피 모공은 피부 보다 크다=얼굴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화장품 세례를 받지만 머리카락에 가려 ‘소외’된 두피는 주인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일이 많다. 얼굴은 자외선 차단제라도 바르는데 피부 모공 보다 더 큰 모공을 가진 두피는 자외선과 미세먼지 등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는 것이다. 조성임 원장은 “두피 모공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두피에 영양을 주는 세럼은 분명 효과가 있다”며 “염색약이 눈의 시력을 약화시키는 것처럼 두피에 바르는 것은 흡수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두피에 각질이 있을 때는 전문숍에 가서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 빠르지만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면 화장솜에 우유를 살짝 묻혀 마른 두피에 산성분을 통해 각질 분해를 시켜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피가 젖은 상태에서 자면 습하고 뜻한 것을 좋아하는 비듬균이 번식하기 쉽다. 햇볕 등 외부 자극을 한쪽으로만 받지 않게 가르마를 수시로 바꿔주는 것도 건강한 두피를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다.
◇탈모 샴푸 효과는 얼마나…잘 감는 방법 따로 있다=샴푸의 기능은 영양분을 공급하기 보다 청결을 목적으로 씻어내는 보조적인 수단이다. 따라서 탈모 샴푸의 기능에 의존하기 보다는 잘 감고 잘 헹궈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머리카락은 단백질 아미노산으로 돼 있기 때문에 열에 약해 뜨거운 물 샴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샴푸를 직접 두피나 머리카락에 묻히기 보다 충분히 손에 거품을 내 부드럽게 사용해 자극을 줄이고 트리트먼트나 헤어컨디셔너는 최대한 두피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왁스나 스프레이를 한 다음에는 반드시 머리를 감아내 두피에 자극 물질이 남아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안 후 찬물로 탄력을 주는 것처럼 샴푸 후 찬물로 헹구는 것도 두피와 모발 탄력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전문 치료를 통해 탈모 콤플렉스 극복하기=전문병원에서 탈모로 진단을 받으면 곧바로 탈모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상책이다. 모발 전문 의사들은 유전적인 탈모 환자의 경우 어떠한 대체요법이나 기능성 샴푸 등이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탈모가 진행 중에 있다면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을 통해 적극적으로 탈모를 치료하고 때에 맞는 모발이식을 통해 탈모 콤플렉스를 극복하라고 권한다. 남성 유전 탈모의 원인인 테스토스테론이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하는 피나스테라이드 성분의 탈모약을 복용하면 탈모 진행을 멈추고 실제로 머리가 난다. 정품인 프로페시아는 4만~5만원대, 카피약은 3만~4만원대이며 약은 최소 3~6개월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가마 위주로 빠지는 남성은 대부분 약을 먹으면 90% 이상 치료가 된다는 설명이다. 피나스테라이드류 탈모약을 복용할 수 없는 여성이나 탈모약과 함께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하려는 남성들에게는 바르는 약 ‘미녹시딜’도 추천된다. 고혈압 환자에게 처방했다가 부작용으로 몸에 털이 난 ‘덕분에’ 탈모치료제로 변신한 미녹시딜은 두피만 작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별로 없다는 설명이다. 백현욱 노블라인 원장은 “탈모약의 부작용이 성기능 장애라고 우려해 탈모를 스스로 진행시키는 것은 어려석다”며 “학계에서는 1~2%로 보고 있으며 약을 먹었다가 부작용을 느끼면 끊으면 바로 좋아진다”며 “약과 바르는 약을 병행하면 효과가 훨씬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활하기 불편할 정도의 머리 숱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른 방법에 시간 투자하지 말고 모발 이식을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백 원장은 “1년 정도 약과 바르는 약을 병행하다가 마지막으로 결정하는 것이 모발이식 인데 ‘다 빠지면 심지 뭐’라는 생각은 어리석다”며 “생착률이 90% 이상인 만큼 머리가 많이 남아있을 때 해야 정상밀도에 그나마 가까이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식 모발 수에 따라 절개법은 300만~600만원, 비절개법은 400만~1,000만원이며 적게는 1,000모, 민머리의 경우는 1만모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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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