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머니와 나눴던 대화 한 토막.
“아이가 벌써 11학년인데 어느 대학을 가고 싶은 지,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 지에 대해 전혀 감을 잡지 못해 답답해요. 다른 애들을 보면 뭔가 확실한 목표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 애들과 우리 애를 비교하면 너무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제가 질문 하나 드릴게요. 어머니께서는 고등학교 때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확신 했었나요?”
“뭐…”
“또 다른 질문 하나 더 드려볼게요. 어머니께서는 10대 때 자신에 대해 얼마나 완벽하게 알고 있었다고 보세요? 솔직히 애들을 지도하는 전문 컨설턴트인 제 자신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부족하고 모르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입시의 공이 11학년생들에게 넘어가면서 성격 급한 부모 중에는 벌써부터 자녀가 어느 대학에 지원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전공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지에 대해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이란 현실이 불러오는 조급함이 원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아주 특별한 아이들은 분명한 진로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상당수의 학생들은 아직도 이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자녀를 보면 앞의 어머니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들이 적지 않은데, 아직 필요한 시간은 남아 있다. 때문에 아이를 보채기보다는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차분하게 하나씩 진행해 나갈 것을 권한다.
대학은 자녀가 입학하는 곳이고, 결국 모든 것이 자녀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곁에서 부모는 크게 잘못된 판단이나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조언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다가 학사과정에서의 전공이 커리어로 이어지지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고, 학부에서의 전공과 대학원에서의 전공이 달라질 수도 있다. 즉 아이들이 고등교육을 받으면서 성장을 통해 사고력이나 세상을 보는 눈들이 언제든 충분히 달라질 수 있고, 가치관 역시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벌써 2월이다. 11학년 학생들은 이제 입시준비를 향한 속도를 조금씩 높여가야 할 때다. 그렇다고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외면한 채 도식적인 준비에만 몰두하는 것은 옳지 않다. 후회를 불러올 결정을 내릴 수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어느 정도 공부를 해 온 학생이라면 대학에 못들어 가는 일은 없다. 단지 어느 대학에 입학하느냐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조금 더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준비한다면 대학 브랜드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가장 좋고 유리한 대학을 찾아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자녀들에게 긍정적 사고와 장기 계획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워 주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자 몫이다. 긍정적 자세는 희망과 꿈, 인내를 갖게 만들어 준다. 주변을 보면 시작이 미미했어도 결과는 기대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내는 일들이 적지 않다.
당장 아이의 모습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해서 그 시점에서 자녀를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설령 그런 감정이 있다고 해도 이를 표출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아이들과 오늘은 무슨 유익한 대화를 나눌까?”매일 이 질문에 답을 찾아 실천한다면 훨씬 순조로운 입시준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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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