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얼음나라’ 화천, 싱싱한 ‘은빛 추억’을 낚다

2019-01-11 (금) 글·사진(화천)=우현석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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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산천어축제 개막, 매일 1~2톤가량 활어 방생

▶ 선등거리페스티벌도 열려, 총 5㎞ 거리 LED로 장식


화천군은 인적 드문 군사 지역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군 전체 인구라고 해봐야 2만5,000명 남짓이니 공휴일을 제외하면 북적이고 번잡한 때가 없다. 그나마 공휴일에 붐비는 것도 군인들 덕분이다. 군내에 주둔하는 사단 규모 부대가 3곳이나 돼 외출 나온 장병들이 오가니 제법 북적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화천군이 이 엄동설한에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들썩이고 있다. ‘화천산천어축제’의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에 시작해 해를 거듭할수록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산천어축제는 이제 해마다 100만명이 참가하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축제를 앞두고 찾아온 동장군에 얼음까지 꽁꽁 얼어 더욱 신이 난 화천군을 둘러보고 왔다.

오는 5일부터 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은 읍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수심 2m 안팎의 하천이다. 하천이라고는 하지만 강폭은 런던의 템스강이나 파리의 센강보다 훨씬 넓어 보였다. 화천을 찾은 날 파로호에서 흘러내려 도심을 지나는 하천 구간은 둑으로 물길을 막아 얼음이 얼어 있었지만 하류 쪽은 파란 물이 북한강을 향해 흘러가고 있었다. 화천군청의 한 관계자는 “축제가 시작되면 얼음낚시를 위해 1만2,000개의 구멍을 뚫어 강 위는 사람들로 뒤덮인다”며 “화천천은 수심 2m 정도의 맑은 강이기 때문에 구멍 안을 들여다보면 바닥에서 유영하는 산천어를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천군은 축제 기간 중 빈손으로 돌아가는 관광객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일 1~2톤 정도의 싱싱한 산천어를 화천천에 방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천어는 수온이 연중 20도를 넘지 않고 용존 산소량이 9ppm을 넘는 깨끗한 1급수에만 서식하는 연어과의 토종 민물고기다. 생긴 모습은 송어와 비슷하며 등에는 짙은 푸른색 바탕에 까만 반점이 있고 복부는 은백색을 띠며 감각기관인 측선에는 여객기의 창문처럼 생긴 무늬가 선명하다. 화천산천어축제 기간은 5일부터 27일까지지만 ‘선등거리페스티벌’ ‘세계최대실내얼음조각전시’ 등은 이미 시작돼 2월10일까지 운영된다.


선등거리페스티벌은 매일 오후5시30분부터 11시까지 형형색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이 선등거리, 선등프라자, 회전교차로, 화천군청 화단, 녹색길, 초등학교 방음벽, 화천대교, 오거리 좌우 제방, 산천어시네마 화단 등 총 길이 5㎞를 장식해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아울러 이 기간 화천을 찾았다면 반드시 둘러봐야 할 곳들이 있다. 첫째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실내얼음조각광장’이다. 이곳에는 산천어축제와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 하얼빈 빙등제’의 중국 조각기술자 32명이 한 달여간 조각한 30종의 작품들이 영하 6도로 유지되는 실내에 전시되고 있다. 운영 기간은 2월10일까지며 오전9시부터 오후9시까지 문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는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조각상은 성베드로성당·광화문 등 세계 각국의 유명 건축물 30여점을 비롯해 키즈존, 포토존, 대형 태극기, 아이스 호텔, 소규모 예술작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입장료는 5,000원이지만 화천군 일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천사랑상품권 3,000원짜리를 제공해 단돈 2,000원에 구경할 수 있는 셈이다. 화천읍 하리 서화산 다목적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화천읍 상승로2길 25-10

이 밖에 핀란드 산타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운영 중인 산타우체국 한국본점 구경도 재미가 쏠쏠하다. 이곳에서는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면 답장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으며 핀란드 산타우체국 기념품과 화천군이 자체 제작한 다채로운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 또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해 종이공예, 쿠키 만들기 체험 등도 준비돼 있다. 산타우체국 한국본점은 매주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쉰다. 개방시간은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다. 화천군 화천읍 산수화로 10

<글·사진(화천)=우현석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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