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하고 지우고 덧칠… 세월의 겹·삶의 괘적 오롯이, 이만수 교수 동양화 개인전
2018-12-26 (수)
하은선 기자
▶ 자연과 인간 상생·전통 미감
▶ LA아트코어 새해맞이 전시회
이만수씨 작품 ‘Without Fear 1840’
이만수씨 작품 ‘Blossom 1808’
성신여대 동양화과 교수인 이만수 작가가 오는 1월2~13일 LA아트코어(650A S. Ave. 21)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씨는 이만수 작가의 작품을 두고 자연과 인간의 병치와 이중화면, 파스텔 톤으로 조율된 색채 등 맛깔스러우면서도 장식성이 강한, 동시에 전통적인 미감과 사유를 하나로 묶어내려는 시도가 눈에 밟히는 그림이라고 표현한다. 납작한 평면의 캔버스 위에 동양화물감과 백토를 칠하고 빗자루질을 한다. 모필의 필력과 동일시된 골을 메꾸고 칠해나간 색들을 다시 벗겨내는 일이다. 비워내고 지우고 탈색을 거듭해서 만든 그야말로 허정하고 깊은, 모든 것들이 다 스친 후에 마지막으로 남겨진 느낌을 만든다. 여러 번의 빗질·붓질은 사람 사는 일의 갈등과 고뇌, 무수한 사연의 겹침들이자 그 것들을 씻고 닦아내는 일종의 해원과도 같다고 평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동양화 전통기법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한지가 아닌 캔버스에 물감가루와 아교를 섞어 세월의 겹 같은 느낌으로 수 차례 덧칠을 하면서 그림의 내용을 담고 다시 그린 그림을 씻어내는 방법을 사용한다. 삶의 일상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이나 기억, 역사의 반복 리듬을 행위로 풀어내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만수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우리들의 삶은 스스로 혹은 타자들과의 관계에 의해 욕망의 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소비되어 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서 자연을 음미하고 사물들에게 스스로를 투사하며 현실과 환영의 세계를 넘나든다. 사물과 자연에 스며있는 감각들과 삶의 모습들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희로애락 혹은 감동과 절망의 리듬으로 저장되고 있다. 나에게 있어 무엇인가를 쓸고 씻어 낸다는 것과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동일한 의미를 지니며 이러한 리듬들에 대해 사유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홍익대 미대 동양화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이만수 작가는 다수의 개인전과 서울미술대전, 한중미술교류전 등 주요그룹전 및 초대전에 참가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개막 리셉션은 2019년 1월6일 오후 3~5시.
<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