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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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아차산·서래섬… 노을에 안겨 포근한 서울

2018-12-21 (금)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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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산 봉수대, 붉게 물든 한강빛 가득, 아차산 오르면 서울파노라마 한눈에

▶ 갈대 사이 햇살 비치는 서래섬 장관

봉산·아차산·서래섬… 노을에 안겨 포근한 서울

은평구 봉산

봉산·아차산·서래섬… 노을에 안겨 포근한 서울

서초구 서래섬.


어느덧 2018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새해 첫날 마음속으로 품었던 굳은 다짐은 벌써 잊은 지 오래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만큼 후회스러운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건 내일은 내일의 해가 떠오르고 또 다른 새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서울 도심의 ‘낙조(落照) 명소’를 찾아 2018년을 차분히 정리하고 멋진 새해를 기약해보는 건 어떨까.

서울 은평구의 봉산은 조선 시대에 불이나 연기를 피워 도성에 소식을 알리는 봉수대(烽燧臺)가 있던 산이다. 좌우로 뻗은 산줄기가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펴고 앉아 있는 모습과 비슷한 봉산은 높이가 207m에 불과하지만 막상 걸으면 경사진 오르막길이 많아 ‘산은 산이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산 정상에는 봉수대와 봉수정이라 이름 붙은 정자가 마주 보고 있다. 봉수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북한산의 능선이 장쾌하게 늘어섰고 그 아래 포근하게 들어앉은 서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봉수정에서는 한강 방향으로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광진구의 아차산은 한강 일대의 풍경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등산로가 잘 조성돼 있기 때문에 걷기에도 좋다. 사시사철 푸른 솔잎은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도 따스한 온기를 전해준다. 솔숲을 지나 한참을 오르다 보면 복원이 진행 중인 아차산성이 보인다. 삼국사기에 ‘아단성’ 또는 ‘아차성’으로 기록된 아차산성은 입지 조건이 좋아 삼국시대부터 중요한 군사 요충지였다. 아차산성을 지나고 커다란 암반 위에 세워진 정자를 거치면 탁 트인 광장이 나타난다. 잠실부터 남산을 지나 북한산과 도봉산까지 서울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광장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아늑하고 아름답다.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에 조성된 서래섬도 낙조 명소 가운데 하나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옆에 끼고 강을 따라 걷다 보면 복잡한 도심에서 저 멀리 벗어난 듯한 기분이 든다. 해가 뉘엿거리면서 노을빛이 서래섬을 따사롭게 감싼다. 서래섬에서 조금만 걸으면 나오는 세빛섬에서는 화려한 조명으로 둘러싸인 눈부신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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