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갈량과 사마의

2018-12-18 (화) 김민성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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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과 사마의

김 민 성 <내과 전문의>

우리는 과로와 스트레스가 당연시되는 사회에 살아왔고, 현재까지도 상당한 스트레스 속에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없던 위궤양도 생기고 고혈압, 만성염증, 심장병도 생긴다. 스트레스를 명확하게 수치화 하기는 어렵지만, 주관적으로 느끼는 생활 스트레스의 강도가 얼마나 지병에 악영향을 주는지는 임상적으로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아무리 근로기준법이 생기고 노동법이 강화된다고 해도 그와 관계없이 과로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초과근무로 인해 얻어지는 금전적인 이득이 있어서, 혹은 높은자리에 앉아서 주어진 무거운 책임 때문에 스스로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밤낮없이 일한다. 의사들 중에도 이렇게 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나를 찾는 환자를 외면할 수 없어서’ 라거나 ‘빚을 갚기 위해서’ 라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스스로 책임을 가지고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고 업무의 강도를 조절해야 장기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한나라 말기 삼국시대 촉한의 재상인 제갈공명은 신출귀몰한 지략으로 유명하다. 실제 역사에서의 제갈공명은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신중하며 스스로 작은 공무까지 직접 관할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결국 그는 스트레스와 과로로 건강을 해쳤다. 적지로 여러 차례 출병하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54세의 나이로 병사하였다.

반면 그의 적수였던 조위의 대장군 사마중달은 처신에 능하고 운도 따라주어서, 어려운 정치적 상황에서도 천수를 누리고 70이 넘은 나이에 쿠데타에 성공하였다.

오래 살면서도 신체와 뇌기능이 건강하게 유지된다면 운도 따르고 더 많은 것을 보고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문의 (213)487-4141 김민성 내과

<김민성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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