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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월드 융자칼럼] 캐시를 가지고 계시다고요….?

2018-12-08 (토) 12:00:00 토니 박 융자 / 모기지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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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로 가지고 계시다고요…? 그럼 그 돈은 지금 당장 다운페이로는 쓸 수 없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가까운 친척에게서 증여(기프트)를 받든지…”

융자상담을 하다 보면 가끔 캐시를 가진 분이 있다. 은행에 예금으로 있는 캐시가 아니고, 정말 순 현금으로 집이든(?) 어디든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은행에 있는 예금은 융자할 때 다운페이로 아무 문제 없이 인정해 주는데, 왜 가지고 있는 순 현금은 인정이 안 되는 걸까?

융자는 일단 시작하면, 그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는 돈과 관련된 모든 움직이는 거래가 융자를 해 주는 랜더가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오직 테이블 위에서만 움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캐시를 들고 가서 렌더에게 보여 줄 수도 없고 또 보려고도 안 할 테니 은행에다가 일단 예금을 먼저 해야 한다. 갑자기 꽤 금액이 은행에 입금된다면 그 돈이 어디서 왜 왔는지를 밝혀야 한다. 입금하는 은행은 물론이고 융자를 신청한 렌더에게도 따로 근거와 설명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순 현금으로 가지고 있던 돈은 일반적으로 충분한 증빙서류로 설명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을 빌려주는 렌더는 융자 부분을 뺀 나머지 다운페이를 하는 금액만큼은 온전히 융자를 신청하는 사람, 그 자신의 돈으로 충당하도록 요구한다. 왜냐하면,또 다른 숨어있는 빚이 있다면 융자가 안 되는 것을 해 준 꼴이 되고 제대로 잘 갚아 나갈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디서 잠시 빌리거나 한 그런 돈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이런 부동산 매매 등의 거래를 이용해서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블랙머니(불법적인 자금)가 슬그머니 흘러들어올 가능성도 막는다. 다만 융자를 받는 현재 기준으로 은행에 2~3개월 동안 있었던 돈은 그 이전의 출처를 따지지는 않는다. 이 정도의 기간을 은행에 두었다면, 어디서 잠시 빌린 돈이 아니라 온전히 자기 돈일 것이라고 인정한다는 점과 혹시 모를 검은돈이 돈세탁을 위해서 이용되는 것이 아닐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반면에 순 현금이란 것은 어디서 어디로 이 돈이 움직이는지 전혀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돈의 뒷면에는 이서를 하거나 사인을 하지 않는다. 백 불짜리 지폐의 일련번호를 기록으로 남기지도 않기 때문이다. 순 현금의 특징은 거래의 흐름이 계속 연결되지 않고 완전히 끊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송금을 하거나 수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돈이 누구로부터 왜 왔는지 모든 기록이 남게 된다. 따라서 훗날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얼마든지 역추적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수표나 송금은 큰 금액이 움직여도 수상한 자금이 아닌 경우에는 지금 당장 상관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록이 모두 보관되는 해외에서 오는 송금도 같은 이유다. 만약에 범죄와 관계된 거래로 의심을 받으면, 언제라도 수사기관이 다시 다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순 현금을 집이나 사무실에 두든 혹은 은행 세이프 디파짓 박스에 두든 그것도 사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언젠가 그 돈을 꺼내 쓸 텐데 그때 하필 위조지폐가 끼어있다면, 그것이 누구한테서 언제 받은 것인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물론 안전도 큰 문제다. 은행에 있는 돈보다는 분명 덜 안전한 것임은 틀림없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 돈은 돈 특유의 냄새가 있고 위생에도 좋지 않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내 돈을 내가 필요할 때 떳떳하게 꺼내어 바로 필요할 때 한꺼번에 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순 현금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을까요? 나름대로 여러 가지 이유나 사연이 있다. 험한 일을 많이 경험한 옛 어른들의 경우엔, 믿을 것은 현금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상황에 따라서는 은행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은행에 맡겨두었다는 것은, 가서 찾아와야 비로소 완전한 내 돈이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힘들게 번 돈이므로 은행에 숫자로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내 눈에 보이는, 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현금을 갖고 있음으로써 소유의식과 현실적인 만족감이나 보람을 느낀다. 또 어떤 경우는 혹시 모를 비상금으로 몇백 불씩 따로 모아 두었다가 이것이 쌓이고 세월이 흘러 큰 금액이 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경우다. 혹은 바쁘게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이 카드매출이 아닌 현금 매출을 매번 은행에 가서 입금하는 것도 번거롭고 하니까 나중에 정리하지…. 하다가 그렇게 되는 일도 있다. 세금 보고에 반영하는 금액 인지하는 문제도 있지만….

흔히들 만 불 이상 캐시를 은행에 입금하면 안 된다고 한다. 기준은 그렇치만, 확실한 근거와 자료가 있다면 삼만 오천 불을 한꺼번에 입금해도 된다. 반대로 구천 불씩 계속 반복적으로 나누어서 입금한다면, 수상히 여겨서 레터를 받을 수 있다. 은행은 그렇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다 보니 오랜 세월 모은 캐시가 앞으로 또 많은 시간을 다시 보내면서 그 돈을 다시 조금씩 써야 탈이 없을 것 같은 모양새다.

돈은 굴려야 눈덩이처럼 늘어 나는 것인데, 세월에 따라 화폐가치는 반대로 계속 떨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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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박 융자 / 모기지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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