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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창] 졸업 시즌

2018-12-08 (토) 12:00:00 메이 최(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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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UC버클리로 트랜스퍼 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마지막 학기만을 남겨 두고 있다. 일주일 후면 파이널을 치르고 꿀 같은 겨울 방학이 다가오는데 즐거움보단 걱정이 크다. 아마 이번 학기에 졸업하거나 시니어인 나 같은 학생들은 이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곧 익숙했던 캠퍼스와 정들었던 친구들을 떠나고 차가운 현실에서 직장을 구하고 자리를 잡아가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두렵고 마음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처음 UC버클리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았을 때에는 주위 사람들이 이제 성공할 일만 남았다라고 축하해줬다. 나 역시 세계적인 명문 대학교를 졸업하면 당연히 좋은 직업으로 이어질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몸소 실감하고 있다. 아무리 학교생활에 성실하고 성적이 우수해도 인턴십이나 실제적인 업무 경험이 없으면 졸업한 후 바로 직장생활로 이어지기가 힘들다. 그러기에 학생들은 밤을 새우고 몸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수업, 과제 그리고 일까지 병행해가며 열심히 살아간다.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거나 조금만 뒤떨어지면 치열한 세상 속에 자기 자리를 잃을까봐 두려워 주말에 늦잠 자는 것조차도 죄책감을 느낀다. 나 또한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고 인턴십은 물론 일까지 하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도 항상 내가 부족한 것 같다. 더 이상의 것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서도 무언가를 찾아서 해야만 불안감이 해소된다.

내가 서둘러 졸업하고 싶다고 말하면 인생 선배들은 코웃음을 친다. 그들은 내게 학생으로 사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하지만 지금의 나는 공감하기가 어렵다. 졸업하고 세상에 나가는 것이 걱정은 되지만 학생으로 사는 삶도 썩 파라다이스는 아니다. 직장을 구해야 하는 막막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보다 학생인 나는 졸업부터 하고 싶다. 물론 고등학교 때는 철없이 서둘러 성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책임감이 덜 있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것처럼 졸업한 후 학생 신분이 그리울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학생이란 직업은 힘들고 벅차다.

<메이 최(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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