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땀한땀 170년… 가죽, 그녀의 로망이 되다

2018-12-05 (수)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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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가죽 명품 브랜드 ‘로에베’, 1846년 마드리드 작은 공방서 시작

▶ 4년전 천재 디자이너 앤더슨 합류, 전통에 모던함 더해 ‘제2 전성기’

한땀한땀 170년… 가죽, 그녀의 로망이 되다

퍼즐백 미니와 게이트 패밀리

세월의 흐름에 따라 멋스러움이 배가되는 게 ‘가죽’의 매력이다. 하지만 가죽도 가죽 나름. 손때가 묻으며 낡아가는 가죽 제품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으려면 최고급 가죽이 사용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가죽 제품에 자연스럽지 않은 자국이 생기며 형태도 변형될 수 있다. 여기에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과 오랜 세월을 버티는 내구성까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죽의 매력은 쉬이 느낄 수 없다.

◇170여 년 전통의 왕실 인증 브랜드=세계 상위 3% 이내의 최고급 가죽으로 가죽의 진가를 보여주는 명품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스페인 대표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LOEWE)’다. 로에베는 1846년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가죽 공방에서 시작했다. 이후 독일 출생의 앤리케 로에베 뢰스버그가 합류하면서 창립자의 이름을 딴 현재의 브랜드명이 탄생했다. 로에베 제품은 독일인 창업자에게서 물려받은 특유의 장인정신과 스페인 기반의 화려하고 풍부한 색감이 조화를 이룬다.

작은 공방에서 출발한 로에베는 1905년 스페인 왕실의 공식 납품업체로 지정되면서 ‘가죽 명가’로 거듭났다. 이후 영국 왕실도 로에베를 왕실 납품업체로 선정하면서 로에베는 유럽 왕실이 인정하는 최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1996년에는 루이비통·펜디·불가리 등을 보유한 세계적 럭셔리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로에베를 인수했다.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입으로 젊은 감각 더해= 구찌의 부활을 이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가 ‘알렉산드로 미켈레’라면 로에베는 ‘조나단 앤더슨’을 만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영국의 천재 디자이너로 불리는 조나단 앤더슨은 2014년 로에베에 합류했다. 그는 2015년 S/S 컬렉션부터 본격적으로 합류해 브랜드 로고부터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바꿨다. 19세기부터 내려오는 가죽 공예 기술은 그대로 계승하면서 그만의 모던하고 트렌디한 감각을 더한 것이다.

조나단 앤더슨을 영입한 후 로에베는 2014년 ‘월페이퍼(WALLPAPER)’ 매거진이 선정한 ‘NO.1 베스트 리브랜딩 브랜드’로 선정됐다. 2016년에는 보그 매거진이 선정한 ‘F/W 16 베스트 컬렉션’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의 작업은 지난 15일 문을 연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2층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 네 번째로 문을 연 이 매장은 조나단 앤더슨이 고안한 ‘카사 로에베’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스페인 석회석·월넛 우드·콘크리트 등 카사 로에베의 대표 소재를 사용해 모던한 느낌을 연출했다. 이 매장은 약 76㎡의 크기로 여성 가방·의류·악세서리·아이웨어 등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로에베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매장은 가구와 아트 워크로 로에베의 장인 정신을 전달한다. 이 매장만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카펫이 깔려 있으며 2018년 가을·겨울 컬렉션 쇼에 등장한 의자 등이 디자인 요소로 설치됐다. 벽 한쪽에 걸려 있는 두 개의 미켈란젤로 조각상 이미지는 로에베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더한다.

◇‘미니’로 출시된 로에베 시그니처 백…연말 선물용으로 제격=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공식 수입하는 로에베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특별한 선물을 제안한다. 로에베는 2019년 리조트 컬렉션으로 게이트백과 퍼즐백·코인·카드홀더·참(Charm)·스카프 등 다양한 상품을 준비했다. 특히 게이트 백과 퍼즐 백은 앙증맞은 미니 사이즈로 출시되는 만큼 크리스마스와 연말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게이트 백은 말에 놓는 안장의 모양에서 영감 받아 만든 백으로 매듭 벨트와 브라스 힌지 장식을 달아 클래식한 ‘새들 캐리어(saddle carrier)백’을 모던하게 해석했다. 게이트 백은 숄더·크로스바디·클러치 등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착용할 수 있다. 색상은 와일드 로즈·옐로우·라스베리 와인 등 산뜻한 컬러로 새롭게 선보인다.

퍼즐 백은 조나단 앤더슨이 로에베에 합류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퍼즐 백은 가방 한 개당 총 43개의 가죽 조각으로 만들어진다. 전문 장인 한 명의 수작업으로 최소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만큼 로에베의 장인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제품이다. 퍼즐 백은 탑 핸들과 스트랩을 제거할 수 있어 숄더·크로스바디·토트·파우치 등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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