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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문턱에서(At Eternity’s Gate)’, 고갱과 우정과 갈등 그리고 정신질환… 반 고흐의 생애 마지막 부분 그린 전기영화

2018-11-16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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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½ (5개 만점)

‘영원의 문턱에서(At Eternity’s Gate)’, 고갱과 우정과 갈등 그리고 정신질환… 반 고흐의 생애 마지막 부분 그린 전기영화

고흐는 친구 고갱이 자기를 떠나자 왼쪽 귀를 잘라버린다.

반 고흐의 남프랑스에서의 생애 마지막 부분을 그린 전기영화로 흥미를 자극하는 내용과 고흐 역의 윌렘 다포의 정열적인 연기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고흐의 그림들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너무 고답적이요 지적이며 예술적이어서 정이 쉽게 가질 않는다.

감독은 유명한 미술가인 줄리안 슈나벨로 그는 질서 있는 서술을 무시하고 고흐의 화가로서의 영감과 그림에 치중해 보기에는 다채롭고 화려하나 실제로 고흐의 불우했던 삶을 체감하기가 힘들다. 슈나벨의 정성과 열정이 느껴지지만 그가 자기 마음대로 해석한 고흐라고 하겠다. 그러나 훌륭한 작품으로 볼 만하다.

영화는 파리에서 활동하던 고흐의 남프랑스의 알르와 생-레미 등지에서 창작활동과 함께 그와 화법이나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화가 고갱과의 우정과 갈등 그리고 화상인 형 테오(루퍼트 프렌드)와의 관계 및 고흐가 자기 왼쪽 귀를 자르면서 지낸 정신병동에서의 삶 등을 다루고 있다.


고흐(다포)와 고갱(오스카 아이작)은 먼저 파리에서 만난다. 고갱은 태양을 그리워하는 고흐에게 남프랑스로 내려가라고 조언한다. 알르에 내려온 고흐는 가난에 시달리면서 형의 도움으로 살아가는데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그림에 대한 정열이 불길처럼 타올라 계속해 그림을 그린다. 우리가 그림책을 통해 많이 본 그림들이 나온다.

감독은 고흐가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색깔과 형체미를 통해 자주 보여주면서 시각적으로 보는 사람을 유혹하는 반면 이야기가 약하다. 각본은 감독과 프랑스의 베테런 각본가인 장-클로드 카리에리 등 세 사람이 썼다. 감독은 고흐가 희열에 젖어 자연과 인물 모델 그리고 정물 등을 그리는 모습을 화가의 눈으로 관조하고 있다.

고흐는 빈곤과 고독에 시달리면서 어두운 삶을 살지만 생명력의 활화산인데 자기와 극진한 사이이던 고갱이 자기를 버리고 떠나면서 평소의 정신질환이 악화, 자기 왼쪽 귀를 잘라버린다. 이어 정신질환자 요양소에서 살던 고흐는 자신의 정신질환 상태를 판단하러 온 신부(매즈 미켈슨)와 대화를 나누는데 이 대화에서 고흐는 자기를 시대에 앞서간 예수에 비유한다. 그런데 고흐역의 다포는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에서 예수로 나온바 있다. 고흐는 37 세로 요절했다.

마티외 아말릭, 에마뉘엘 세녜, 닐스 아레스트룹 및 안 콩시니 등 유럽의 스타들이 단역으로 나온다. 서술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을 찍은 촬영과 다포의 영육을 다 바친 경직되다시피 강력한 연기가 빼어난 작품이다. PG-13 등급. CBS Films. 일부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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