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무효 주장 등 후유증 커
▶ 원행 스님, 넘어야 할 산 첩첩
조계종 총무원장 등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섰지만 후유증이 클 전망이다. <연합>
종단 안팎의 극심한 갈등과 혼란으로 위기에 처한 대한불교조계종에 지난달 28일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섰지만 후유증에 시다릴 전망이다. 조계종 사상 초유의 후보 집단사퇴로 단독 후보 체제로 진행된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원행 스님이 당선됐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이날 총무원 집행부 부·실장 인사를 단행했다. 총무부장에 금곡 스님, 기획실장에 오심 스님, 재무부장에 유승 스님, 문화부장에 현법 스님, 호법부장에 성효 스님, 사서실장에 삼혜스님이 임명됐다.
선거는 끝났지만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보이며, 갈등 해소와 개혁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조계종 분란은 설정 전 총무원장 퇴진을 둘러싸고 극에 달했다. 종단 내부 각 계파와 세력이 얽혀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 불교계 재야단체뿐만 아니라 외부 종교 및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설정 스님 퇴진과 종단 개혁을 요구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자승 전 총무원장 측으로 분류되는 기득권 세력과 야권의 갈등이 불거졌다. 사퇴한 후보들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터운 종단 기득권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들을 목도하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불교개혁행동은 이날 조계사 앞에서 '총무원장 선거 원천무효', '자승 전 원장은 종단개입 중지하라' 등의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설조 스님은 투표 결과에 대해 “교단을 장악하고 있는 적폐의 무리들은 또다시 이권을 지키고 확대하기 위해 선량한 스님과 불자들의 염원을 짓밟고 제2의 아바타 원장 선출을 밀어붙이듯 강행했다"며 원로회의의 인준 거부를 촉구했다.
원행 스님이 자승 스님과 결탁한 ‘아바타 총무원장'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반대 세력의 의견도 수용하는 협치를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