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nglish for the Soul] Humility is reality / 겸손은 실체

2018-09-29 (토) 12:00:00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크게 작게
Pride makes us artificial; humilitymakes us real.
교만하면 부자연스러워지고,겸손하면 진실해진다.

'휴밀리티'[humility]라는 영어단어, 알고보면 참으로 재미있고 뜻깊은 말. 심오하기도 하죠. 흔히 듣고 말하는 '겸손'이란 뜻의 h' umility' - 그런데 왠지 고상(高尙)한 품위가 깃든 느낌으로 다가오는 영어 단어. 그리고, 어쩐지 ‘사람’을 뜻하는 영어 단어 'human'과도 깊게 통(通)하는 어떤 내밀(內密)한 사연이 있을 것 같기도 하더라?

아닌 게 아니라, 'human'과 'humility'는 같은 뿌리를 공유합니다. '사람'과 '겸손'의 어원(語源)이 같다는 것! 그렇다면, '사람'이란 본래 '겸손'할 수 밖에 없는 존재? 사람이기 때문에 겸손할 수 밖에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여즉 모르고 있었다면, 진짜 겸손 그리고 겸손 또 겸손해져야 마땅하리라.


"Dust thou art and to dust thou must return."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For
you are dust; And to dust you shall return." [Genesis 3:19]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창세기 3:19] 사람의 '사람됨'을 있는 그대로 적나라(赤裸裸)하게 숨김없이 드러내는 '제니시쓰 뜨리 나인틴' 속에, 일찍부터 '사람'이란 말과 '겸손'이란 말의 비밀이 숨겨져 있더라?

Pride makes us artificial; humility makes us real.
교만하면 부자연스러워지고, 겸손하면 진실해진다.

그래서 사람은, 겸손하지 못하고 우쭐대며 거만할 때 곧바로 가식적이고 인위적이며 부자연스럽게 되는 법. ‘교만(驕慢)’ 은 바로 ‘겸손(謙遜)’의 정 반댓말이기에! 공연히 '나 아닌 나'로 잔뜩 과대포장해서 한껏 고개를 쳐들 때, 사람은 이내 '사람답지 못한' 존재로 전락하고 타락하는 것. 사람은 다만 겸손할 때라야 비로소 나와 남에게 모두 진실한 존재가 되는 법. 일찌기 인생의 쓴맛 단맛 다 보고 마침내 수사(修士)의 길을 걷다가, 돌연 세상을 떠난 토마스 머튼(Thomas Merton)의 잠언. 겸손 과 교만을 제대로 병치(倂置)하는 진리의 말씀.

제 잘난 멋에 자존감으로 잔뜩 부풀어진 에고(ego), 제아무리 겸손해보고자 애쓰지만 언감생심(焉敢生心)! 혀가 제 맛 모르듯, 에고는 결코 에고를 다스릴 수 없죠. 아무리 "Let Go!"를부르짖어도 결코 놓아지지 않는게 바로 에고. 내려 놓고자 애쓰는 그넘 또한 에고의 다른 모습일 뿐! 결국 다람쥐 쳇바퀴 돌듯, 뱀이 서로 꼬리를 물듯, 마침내 결론이 나지 않는 놀음. 그렇다면, 답은?

사실, 딱히 답' '이랄 것도 없지만, 그나마 '답'에 제법 근사(近似)한 말씀 하나: “Humility is not thinking less of yourself, it's thinking of yourself less. (Rick
Warren) 겸손은 스스로를 비하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해 덜 생각하는 것. 나 말고 다른 걸 먼저 생각하는 게 '겸손'의 실체란 것. 진짜 겸손한 사람은 스스로 겸손한 것도 모른다지요. 그렇다면, 진짜 겸손은? ‘Humility is the fear of the LORD!
겸손은 주님에 대한 경외(敬畏)!‘나’ 말고 ‘주님’이란 분이 따로 계시다는 걸 아는 게 바로 겸손의 실체!

Pride makes us artificial; humility makes us real.
교만하면 부자연스러워지고, 겸손하면 진실해진다.

자, 이제 “사람이 곧 겸손!”이란 진리를 어원(語源) 공부를 통해 밝힙니다. 'human'과 'humility'는 같은 뿌리인 라틴어 'humus'에서 나온 말들. 'humus'는 '땅'[ground]이란 뜻. 태초에 흙으로 만들어진 사람은 바로 땅처럼 낮게 임해야 비로소 '사람답게' 사는 법. 'humility' 또한 땅처럼 낮은 자세로 사는 ‘겸손’을가리키는 말. 그러니, 사람은 겸손해야만 진실된 존재로 살 수있다는 ‘humus’의 섭리(攝理). 아는 만큼 보이니 더더욱 겸손
할 뿐.

Shalom!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