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창문 이웃 엿보다 호기심 발동, 긴장감·스릴·위트 넘치는 관음증 다룬 히치콕의 걸작

2018-09-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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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 (Rear Window·1954) ★★★★½ (5개 만점)

창문 이웃 엿보다 호기심 발동, 긴장감·스릴·위트 넘치는 관음증 다룬 히치콕의 걸작

제프(제임스 스튜어트)가 망원렌즈로 이웃을 정탐하고 있다.

알프렛 히치콕의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봐이에리즘’(Voyerism)을 완벽하게 묘사한 흥미진진하고 스타일 멋지며 또 긴장감과 스릴에 유머와 위트를 절묘하게 섞은 섹시한 서스펜스 스릴러다. 관객은 영화 내내 주인공 제프와 함께 ‘피핑 탐’이 되어 엿보는 아찔한 쾌감을 즐기게 될 것이다.

뉴욕의 그리니치빌리지에 사는 사진작가 제프(제임스 스튜어트)는 왼쪽 다리가 부러져 캐스트를 하고 윌체어에 앉아 망원경으로 아파트 뒷창을 통해 이웃을 엿보면서 무료를 달랜다. 한 여름이어서 아파트 주민들은 다 블라인드를 올린 채 창문을 열어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엿보기엔 안성맞춤. 제프가 엿보는 이웃들의 모습이 무언극 식으로 다양하게 묘사된다.

이들 중에서 특히 제프의 관심을 끄는 것이 병약한 아내를 둔 외판원 라스(레이몬드 바). 어느 날 새벽 2시에 잠이 깬 제프는 라스가 트렁크를 들고 아파트를 나가는 것을 목격한다. 이튿 날 라스의 아파트의 블라인드가 내려진 채 침대에 의지하던 그의 아내가 안 보인다. 뭔가 수상하다고 느낀 제프가 망원렌즈로 엿보니 라스가 신문지에 톱과 식칼을 싸는 것을 보고 제프는 그가 아내를 토막살인 했다고 직감한다.


처음에는 제프가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다 점차 호기심이 발동, 제프와 함께 탐정 노릇 하는 사람이 제프의 애인인 금발미녀 모델 리사(그레이스 켈리가 화사하다). 여기에 합류하는 사람이 제프를 돌보는 신랄한 가정부 스텔라(텔마 리터). 그리고 제프는 자신의 의심을 친구인 형사 탐(웬델 코리)에게 보고하나 그도 처음에는 제프의 말을 믿지 않는다. 아마추어 탐정들이 제 멋대로 토막 살인극을 캐내가면서 이들은 생명의 위협마저 받는다. 그리고 제프는 이웃을 엿본 죄값으로 오른 쪽 다리마저 부러진다.

히치콕 말대로 ‘유쾌한 공포’를 즐길 수 있는 영화로 화려한 의상 차림에 눈이 멀도록 아름다운 켈리와 여유 있는 스튜어트의 섹시한 콤비가 멋있다. 프랜즈 왝스맨의 재즈성 음악과 도시의 소음을 번갈아 가며 효과적으로 사용,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원작은 코넬 울리치의 단편소설 ‘살인임에 틀림없어’.

이 영화와 함께 역시 히치콕이 감독하고 제임스 스튜어트가 주연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살인극 ‘밧줄’(Rope·1948)이 15일 오후 7시30분부터 산타모니카에 있는 에어로(Aero)극장에서 동시 상영된다.

1328 Montana Ave. (310)260-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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