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이고 사나운 서스펜스물로 재미 더해진 리메이크 ‘파피용’
2018-08-24 (금)
박흥진 편집위원
파피용(찰리 헌남-왼쪽)과 데가(라미 말렉)는 지옥같은 교도소에서 강인한 우정으로 맺어진다.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을 주연으로 프랭클린 J. 샤프너가 감독한 실화인 ‘파피용’(1973)을 어쩌자고 리메이크 하는 것일까 하고 의문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잘 만들었다. 스타일이나 작품의 무게 면에서는 원작이 보다 낫지만 이 리메이크는 순수 오락영화로서 옛 영화를 본 사람은 물론이요 안 본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것이다.
전편보다 짧고(133분) 속도감 있고 직선적인데 본격적인 액션 서스펜스 영화로 폭력적이요 사납다. 극적으로도 역동적인데 두 주인공 역의 찰리 헌남과 라미 말렉의 연기도 훌륭하다. 왕년의 두 수퍼 스타가 주연해 호평과 함께 흥행서도 성공한 원작을 넘어서지는 못하나 흡인력 있고 군더더기 없이 재미있는 리메이크다.
‘파피용’은 1930년대 남미의 프랑스령 가이아나의 교도소와 절해고도 ‘악마의 섬’에서 옥살이를 하다가 탈출해 베네수엘라 시민이 된 앙리 샤리에르(별명은 나비라는 뜻의 파피용)의 실화로 영화는 불굴의 인간 혼과 끈질긴 우정을 그렸다.
서론 식으로 1931년 파리에서 파피용(헌남)이 금고를 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그와 그의 글래머 걸 애인 네넷(이브 휴선)의 호사스런 암흑가 생활은 파피용이 살인누명을 뒤집어 쓰면서 끝난다. 파피용은 가이아나의 교도소로 이송되고 여기서 그는 부자인 위폐범 루이 데가(말렉)를 만나게 된다.
험악한 교도소에서 호시탐탐 탈출 기회만 노리는 파피용은 많은 돈을 소지한 데가를 폭력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명목으로 탈출자금을 요구한다. 이로 인해 둘 사이에 우정이 영글게 된다. 둘은 교도소의 혹독하고 살벌한 삶을 견디어 내는데 파피용은 데가를 구타하는 간수를 때려 누였다가 2년간의 독방살이를 하게 된다.
2년 후 재회한 파피용과 데가는 다른 죄수 2명과 함께 탈출에 성공 콜럼비아에 도착하나 수녀의 고발로 다시 가이아나로 이송됐다가 ‘악마의 섬’으로 이감된다. 여기서도 끊임없이 탈출의 꿈을 저버리지 않는 파피용은 바다의 조류를 이용해 탈출한다. 데가는 섬에 남기로 결정한다.
보기에 끔찍한 폭력이 있지만 손색없이 잘 만든 영화로 헌남과 말렉이 호연하고 둘 간의 호흡도 잘 맞는다. 또 세트와 촬영과 음악 등도 좋다. 마이클 노어 감독. R. Bleecker Street. 일부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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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