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복절에 더욱 커 보이는 동포의 빈자리

2018-08-14 (화) 08:21:31 이내원 한국학교 이순신 교육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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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나라를 되찾은 광복 73주년이 되고, 우리 미주 한인들의 뿌리인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이민을 기준으로 하면 1세기를 훌쩍 넘는 115년이 다 되어 간다. 실로 엄청난 세월의 간격이다. 우리 미주한인들은 이 귀중한 변환의 시대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적응하고 또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나는 동포운동의 현장을 절실한 마음으로 따라 다니며 분석적 시각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본질 존중의 해법과 발전 지향적 장기계획을 고민하다 보니 오히려 더 실용적이며 충실한 대안을 도출할 수 있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음을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제목에 인용한 ‘동포의 빈자리’란 어느 유력 개인 지도자를 뜻함이 아니고 미주 한인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는 주력해야 할 동포운동을 뜻하는 말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두 말할 필요 없이 ‘한인 정치력 신장운동’이다. 왜 그러한가? 한인 정치력이야말로 미주 한인의 살 길이며, 치열한 다민족 경쟁의 미국 정치에서 보험을 사는 운동이며, 우리 하와이 이민 선조에게 안겨줬던 망국과 굴욕의 한을 풀어 낼 역사적 역전의 제일(制日-일본을 이기는) 비약(秘藥-신통한 처방)이기 때문이다.


그 실례를 들어보면, 2007년 정신대 문제의 ‘미 의회 인권결의안 통과’와 세계인권문제화 성공과 연이은 미국 각지의 위안부 기림비 설치 운동의 확산, 그리고 버지니아 ‘동해병기안 의회 의결’을 들 수 있다. 이는 실로 엄청난 성공 사례이다. 일본이 막강한 자금력과 역사 깊은 외교 정치력을 총동원하여 결사적인 반대로비를 펼쳤음에도 이를 이겨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본국 정부가 국력을 기울여도 도저히 이룩할 수 없는 성과를 소수의 지역 동포가 해 낼 수 있었다는데서 정치력 신장 운동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요체는 무엇인가? 초라해(?) 보이는 미주동포들의 손에는 투표권이라는 마력을 발휘하는 주권의 호패가 들려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준 호패인가? 하와이 노동이민 선조들의 땀이 배인 호패인 것이다.

또 다른 사례는 메도우락 한국종각 공원이다. 정부 공원 중에서도 명품 특수공원인 메도우락 식물공원의 명당급 부지 4.5 에이커를 배정 받아 건축비만 부담하고 한국 종각공원을 조성했는데 기념일이면 지역 정치인 십여명이 나와 얼굴 보이기에 성의를 다한다. 주인이 손님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는 격이다. 이는 한국 전통문화 홍보가 정치력 신장 효과까지 아우른 특별한 성공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왜 ‘빈자리’라는 부정적 기술이 필요한가? 이들 성공사례가 치밀하게 준비된 조직운동의 성과라기보다는 부분적 정치력의 행운성 성공이기 때문이다. 차세대가 주도하는 연례 풀뿌리 운동이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다행이나 전국 모든 계층의 동포가 한마음으로 공감 지지 참여하는 기구가 비어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동포사회에 고담준론은 넘쳐나는데 막상 우리 자신들의 생존전략인 정치력 신장운동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장년 기성세대와 지식층의 의식전환과 실리적 행동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한다.

직접 나서서 운동을 리드하지 못 할 바에는 차리리 차세대를 지지하고 참여함이 지행합일의 본이 될 것이며 재외동포로서 한국 정부의 해외시책에 협조할 의무도 당연하나 우리의 본령인 미국 정치력 운동은 뒷전으로 한 채 오로지 본국 정치나 왈가왈부하며 본국 정부가 달아주는 이름표에만 연연하는 행태는 한인 정치력 운동의 분산 저해요인이 될 뿐이다.

한인 이민 증가세가 정체상태인 현 시점에서 정작 우리가 집중할 정치력 운동의 초점은 줄기찬 투표참여 운동으로 한인 투표율 40~50%를 유태계의 80~90%를 뒤따라 60~70%대로 끌어 올리는 것이 아닐까?
광복절을 맞아 재미 한인 정치력 신장운동에도 새로운 기운이 깃들기를 소원해 본다.

<이내원 한국학교 이순신 교육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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