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삐 늦춰선 안 될 타운분리 저지노력

2018-06-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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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의 절반가량을 ‘리틀 방글라데시 타운’으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에 대한 주민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한인사회의 캠페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연휴 주말에만 수천명의 한인들이 교회를 중심으로 우편투표 신청을 마치는 등, 한인타운을 두 동강 내게 될 이 청원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는 한인들의 뜻이 급속히 결집되고 있다.

5월말 현재 한인들의 유효 우편투표 신청은 6,000~7,000장 정도로 추산된다. 짧은 기간에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주민의회 분리저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한인단체 관계자들, 그리고 끼니를 거르면서 하루 12시간씩 등록캠페인에 올인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노고 덕분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표로는 저지를 결코 장담할 수 없다.

타운 분리안을 저지하는데 얼마나 많은 반대표가 필요한지를 놓고는 여러 견해들이 엇갈린다. 1만표 정도면 된다는 의견에서부터 3만표는 돼야 안심할 수 있다는 분석에 이르기까지 예상 필요표의 폭이 대단히 크다. 그만큼 타운 분리안은 정확한 전망이 힘든 깜깜이 투표가 되고 있다. 우편등록 신청과 지역주민 및 비즈니스 등 외형적 숫자로만 보면 한인커뮤니티가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를 훨씬 앞선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자신들의 청원을 통과시킬 대책이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지난 3월 이들이 시의회에 냈던 청원서는 무려 500장에 달한다. 방글라데시 주민들과 업주들이 똘똘 뭉치고 비한인 주민들이 가세할 경우 상당한 찬성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런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저지 캠페인의 고삐를 결코 늦춰서는 안 된다.

우편투표 접수마감일은 12일까지이며 현장 투표일은 19일이다. 배송에 걸리는 시간 등 상황과 일정을 고려하면 우편투표 신청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실질적으로는 2일과 3일이 대규모 등록 캠페인을 벌일 수 있는 마지막 주말이라고 봐야 한다.

한인타운 노숙자 셀터 건립 문제로 한인사회는 시정부에 대해 큰 배신감과 깊은 좌절을 맛보았다.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타운분리 저지 캠페인에 한인들이 뜨겁게 동참해준 것은 이런 분노가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된 결과라 생각한다. 아무쪼록 투표자격이 있는 한인이라면 “내 한 표가 타운을 지킨다”는 절박한 사명감으로 빠짐없이 권리를 행사해 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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