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A 한인타운에서 경찰과 주민들이 대화하는 두가지 행사가 열렸다. 지난주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가 주최하고 본보가 후원한 ‘경찰서장과의 대화’와 17일 LA한인회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이 그것이다.
경찰서장과의 커피타임에는 한인타운 관할 올림픽경찰서의 애런 폰세 서장과 시니어 경관들이 참석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고, 라운드테이블에는 LAPD 최초의 한인 도미니크 최 국장과 폰세 올림픽서장, 그리고 캐런 배스 LA시장까지 참석해 한인사회 리더들과 업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LA시장이 경찰국장과 함께 한인커뮤니티를 찾은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한인사회의 커진 위상과 함께 도미니크 최 국장의 취임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뜻깊은 행사들이었지만 심각한 타운 치안이 과연 얼마나 개선될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주민과 업주들의 불만은 언제나 비슷하다. 노숙자 관련 문제와 강절도 범죄에 대한 불안, 그리고 경찰의 순찰 부족과 신고해도 출동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이에 대한 경찰과 시정부의 답변은 원론적인 데서 더 나아가질 못한다. 주민 의견을 경청하고 조치할 테니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건의해달라는 것이다.
최근 보도된 일련의 LAPD 통계들은 타운의 치안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올해 첫 3개월 동안 한인 범죄 피해자는 326명으로 하루에 약 4명이 신체적 물적 피해를 당했다. 같은 기간에 올림픽경찰서 관할지역에서 살인, 성폭행, 강도, 그리고 빈집털이가 증가했다. 특히 총기가 연루된 강도 사건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우려를 자아낸다. 요즘 타운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폭행과 절도, 차가 털리거나 빈집털이가 일어나지만, 줄어든 경찰력과 시 예산으로 대처가 오히려 약화된 느낌마저 갖게 된다.
이날 모임에서는 한인들의 자발적 순찰팀 결성과 감시카메라 확대 및 업그레이드 등의 의견이 나왔다. 또 하나 좋은 소식은 4월1일부터 시작된 올림픽경찰서의 한국어 통역서비스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자경단, 감시카메라, 한국어신고 증가… 이제 우리가 나서서라도 타운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