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라스베가스 미국 최초의 고속철도

202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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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와 라스베가스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가 마침내 이번 주 첫 삽을 떴다. 오는 2028년 7월 LA 하계올림픽에 맞춰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LA-라스베가스 간 고속철은 지난 십수년 간 계획만 있었지 실현이 요원한 것처럼 보였는데, 민간 고속철도 업체 브라이트라인의 추진력과 연방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드디어 공사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LA-라스베가스 고속철 사업의 의미는 항공편이 아닌 지상 교통수단을 통해 두 지역을 하루 생활권으로 묶는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미국 내 고속철 시대를 열기 위한 사실상 최초의 프로젝트라는 점에 있다. 이미 중국과 한국에도 생활화돼있는 고속철이 미국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브라이트웨스트는 현재 플로리다주에서 유사한 철도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열차는 최고 시속이 125마일 정도여서 진정한 고속철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이번에 건설되는 라스베가스 고속철은 최고 시속이 200마일로, 완공되면 LA 동부의 랜초 쿠카몽가에서 라스베가스까지 2시간여 만에 주파할 수 있다니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에서 운영되고 있는 고속철 시스템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중요한 것은 연방 정부가 미국내 고속철도 시스템 확대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고속철 건설은 차량 운행의 대체 수단으로서 교통체증 감소와 대기오염 완화 효과는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까지 노릴 수 있다. 연방 교통부가 라스베가스 고속철 착공을 에 대해 “우리는 오늘 미국의 진정한 첫 고속철도 건설을 시작했다”고 흥분한 것도 이 때문이다.

LA-라스베가스 고속철은 출발점이 LA 도심이 아닌 랜초쿠카몽가라는 점에서 아쉬움도 있다. LA 유니온역이나 오렌지카운티 등에서 출발역까지 기존의 저속 철도인 메트로링크로 연결돼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다. 이번 고속철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기존 메트로링크 철도망도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운행 빈도도 많아지면 진정한 미국의 고속철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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