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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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2018-05-28 (월) 고호영 버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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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변함이 없는 푸르름
동구 밖 등 굽은 한 그루
백년의 나이테
삭풍에 갈라진 피부 속에 깊이 감추고
푸름으로 말하는 절개

머리채 태질 하는 광풍에도
풍우 뇌성에도
송진 내 뿜어내며 요동 않는
푸르름의 강인함

봄여름 가을
계절의 꽃들
요염하게 피었다 가도
청청 푸른 머리로 하늘을 떠받들고
나래 지친 새떼의 쉼터 되어주고
설풍의 삼동도 온유로 벋치는
변함이 없는 너 소나무야
오늘도 말없이
세월을 셈하는
동구 밖 늙은 소나무

<고호영 버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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