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리아타운 두동강’ 남의 일인가

2018-05-22 (화) 김철수 기자
작게 크게

▶ 타운 관할 주민의회 ‘방글라 분리안’

▶ 투표 캠페인 극히 저조 1천여명 등록 불과

‘코리아타운 두동강’ 남의 일인가

21일 LA 한인회를 찾은 한인 연장자들이 한인회 직원의 도움을 받아 한인타운 주민의회 분리 찬반투표 관련 우편투표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이러다가는 한인타운 구역을 빼앗기고 말 우려가 큽니다”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추진하고 있는 LA 한인타운 관할 주민의회 분리 여부를 결정하게 될 주민 찬반투표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한인타운이 두 동강 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투표 참여를 통해 반대표를 결집하자는 한인 단체들의 캠페인이 일반 한인들의 관심과 참여 저조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LA 한인회와 한미연합회 등 한인 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한인타운 주민의회 구역 축소 반대 운동 모임’이 지난주부터 자원봉사자 등을 모아 각 단체 사무실은 물론 LA 한인타운 전역의 샤핑몰과 마켓 등 앞에서 ‘리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LBNC)‘ 신설 분리안에 대한 찬반투표 참여 등록 가두 캠페인을 펼치고 있지만 일반 한인들의 실제 관심과 참여가 저조해 실제 표결 결과에 반영될 한인들의 ‘분리 반대’ 투표수가 목표치에 현저히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이기 때문이다.


LA시 선거국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접수된 한인들의 우편투표 신청은 1,200여건에 불과해 이대로라면 목표치인 3만~6만건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버몬트 갤러리아 마켓 앞에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마켓을 방문하는 한인들에게 한인타운 주민의회가 반으로 쪼개지는 것을 막기 위한 투표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으나 반응이 정말 냉담하다”며 “투표의 목적 자체도 모르는 분들도 많고, 여러가지 핑계로 참여를 꺼리는 한인들도 많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는 “유권자 등록에 캘리포니아주 발급 신분증만 있으면 되는데, 마켓에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계실텐데도 ‘나중에 할께요’라는 대답만 하더라”며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신설로 타운 경계가 축소되는 것이 남의 일인 것처럼 대답할 때가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현재 LA 한인회와 한미연합회, 그리고 한인타운 6가와 호바트 코너의 한인타운 주민의회 구역 축소 반대 운동 모임 사무실 등 3곳이 투표 참여를 희망하는 한인들의 유권자 등록 및 우편 투표 신청서 작성을 돕는 상설 장소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 장소에는 그나마 한인 연장자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인 2세들의 참여와 관심이 눈에 띄게 낮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LA 한인회 측은 “등록을 위해 찾아오시는 분들 중 대부분은 한인 연장자들로, 정작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야 될 한인타운에서 거주하거나 일하고 있는 한인 2세들의 참여는 아직 미비한 수준”이라며 “지난 주말부터 한인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투표 홍보 및 등록 캠페인이 시작됐으니 교계 등의 적극 참여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