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영화 ㅣ 데드풀 2 (Deadpool 2) ★★★ (5개 만점)
▶ 아내 죽인 자에 대한 복수극, 미래에서 온 케이블과 대결
데드풀이 적이 타고 달리는 차에 올라 재주를 부리고 있다.
액션과 유머와 피비린내 나는 살육을 과다하게 뒤섞어 느긋느긋한 맛이 나는 이 수퍼 히어로 풍자영화는 2016년에 나와 비평가들의 호평과 함께 흥행서도 크게 성공한 ‘데드풀’의 속편이다.
불사신 데드풀의 역을 맡은 라이언 레널즈(각본 겸)는 이런 액션영화로선 보기 드물게 전편으로 골든 글로브 주연상(코미디/뮤지컬 부문) 후보에까지 올랐었다.
따라서 속편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데 신선감이 있다기보다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다시 겪는 기시감만 가득하다. 액션과 상소리와 자기 비하적인 농담도 그렇고 ‘세이 애니씽’을 비롯해 닥치는 대로 여러 영화들을 모방하고 풍자해 마치 전편의 남은 찌꺼기를 보는 느낌이다.
특히 이번에는 마블만화의 산물인 데드풀이 역시 마블만화의 주인공들인 X-멘의 인물들과 결합해 길길이 날뛰면서 총과 칼 등 온갖 흉기와 육체를 동원해 쏘고 찌르고 자르고 치고 박고 때리면서 난리법석을 떨어대 피바다 액션 소화불량에 걸릴 지경이다.
액션과 농담이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바람에 보는 사람 지치고 지루하게 만드는 조미료를 과다하게 친 짬뽕과도 같은 영화. 오프닝 크레딧 장면에서부터 데드풀이 치르는 액션이 요란한데 007 시리즈를 흉내 내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 영화는 창의성이 있다기보다 남의 것을 베껴 먹은 모조품이다.
데드풀은 이제 사랑하는 여인 바네사(모레나 바카린)와 함께 아기 낳고 평화롭게 살아보려고 둘이서 뜨거운 정사를 벌이는 순간 데드풀에게 원한이 있는 자들이 보낸 야쿠자와 갱스터 그리고 러시안 살인자들이 들이닥친다. 데드풀과 이들 간에 피비린내가 나는 대규모 살육전이 벌어지는데 목과 팔 다리가 절단되면서 아수라장을 이룬다. 그리고 바네사가 살해되면서 데드풀은 자기도 죽기를 바라지만 그는 불사신이어서 죽지도 못한다. 그가 할 일은 복수뿐.
이어 장소는 X-멘의 돌연변이들이 교육을 받는 학교로 옮겨진다. 교장은 역시 찰스 사비에르. 그리고 데드풀은 X-멘을 조롱하는 농담을 늘어놓는다. 데드풀의 도착에 이어 이 학교에 나타난 자가 미래에서 시간을 타고 건너 온 기계 팔을 가진 케이블(조쉬 브롤린). 그는 이 학교에서 자라 앞으로 자기 아내와 딸을 죽일 화염을 내뿜는 능력을 지닌 14세난 러셀(줄리안 데니슨)을 사전에 처치하기 위해 온 것. 이런 플롯도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킨다.
데드풀은 러셀을 구하기 위해 나머지 돌연변이 학생들을 규합해 케이블과 대결하면서 또 한바탕 액션이 콩 튀듯 한다. 데드풀의 또 다른 동지들로는 초능력을 지닌 도미노(제이지 비츠)와 타이태니엄 피부를 지닌 막강한 러시안 콜로서스가 있다.
데드풀은 액션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관객을 향해 별의 별 농담을 해대는데 도로 상의 대규모 차량충돌 장면에서는 “이것은 다 특수효과”라고 가르쳐 주는가 하면 자기가 전편으로 골든 글로브 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니까 이번에는 아카데미가 자기를 주시하게 될 것이라고 자기선전까지 하고 있다. 어림도 없는 소리! 연기라곤 말 할 것 없는 영화이지만 그런 중에 비츠가 신선한 감을 준다. 제3편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데이빗 리치 감독. R.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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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