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벽 빗소리

2018-05-10 (목) 08:06:17 서윤석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워싱턴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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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에 떠내려 간다
땅 위에 섰던 나무도
허우적거리던 악몽도
새벽 빗소리에 떠내려간다
꿈 속에서 만난 친구도 떠내려간다

빗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희미한 초원도 떠내려간다
세월처럼 흔적도 없이
세상 만사 다 떠내려간다

잘 보이지 않는 허공도
밤 새도록 내리던 빗소리에
멀어져 가는 기적소리도
잡히지 않는 희미한 하늘도
잠을 깬 새들도 다 떠내려간다

새벽 빗소리에
나도 떠내려간다

<서윤석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워싱턴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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