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은 10살 소녀 라일라의 머릿속을 배경으로 그려진 만화영화다. 영화는 라일라의 머릿 속 다섯가지 감정들(기쁨, 슬픔, 분노, 소심, 새침)을 캐릭터로 등장시켜 우리의 내면에 있는 다양한 감정들의 역할과 중요성을 엿보게 한다. 슬픔이는 영화 초반 실수 투성이에 눈치 없고 라일라를 슬프게 만드는 답답한 ‘고구마 캐릭터’로 비춰진다. 하지만 기쁨이와 함께 라일라의 중요한 기억을 되찾아오는 과정에서 영화는 슬픔이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슬픔이 우리에게 또 다른 행복을 가져다주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영화는 다양한 감정들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우리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보통 기쁨, 자부심, 행복함 등은 긍정적 감정으로 그리고 분노, 불안, 슬픔 등은 부정적 감정으로 분류된다. 말 그대로 긍정적 감정은 우리에게 편안하고 좋다는 느낌을 주며 자신감, 유연성, 스트레스 대처 등 삶의 다양한 부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반면에 부정적 감정은 불편하다는 느낌을 주고 음주나 흡연 등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야기 시키며 우리의 적응적 삶을 방해한다. 때문에 모든 인간은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고 이러한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실패할 때,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인사이드 아웃’ 영화의 메시지처럼, 슬픔, 분노,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이 우리안에서 완전히 사라져야만 하는 불필요한 감정은 아니다. 그것이 아무리 부정적 감정이더라도 다른 감정들과 잘 어우러지고 적절히 느끼고 표현될 때 부정적 감정 또한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된다. 감정은 그게 긍정적 감정이든 부정적 감정이든 한 개인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 우리는 감정을 통하여 내가 지금 어떤 사건 혹은 대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나의 감정과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나의 감정은 확연히 차이가 있을 테니 말이다. 또한 감정은 우리 행동의 동기가 되어준다. 예컨대 나를 즐겁게 하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을 계속하려 할 것이다. 반면에 슬픔은 우리로 하여금 누군가의 위로를 찾게하고, 분노는 우리로 하여금 공격태세를 취하게 하며, 두려움은 그 두려운 대상으로부터 달아나도록 준비시킬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긍정적 감정인가 부정적 감정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황 적절한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정확히 알아차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좀 더 건강한 적응적인 삶이 가능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 이 감정을 얼마나 잘 처리할 수 있는지, 긍정적 감정으로 승화시켜 낼 수 있는지이다. 한 예로 SNS상에서 세월호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예전에 자녀들이 살았을 때 찍었던 사진을 그대로 재현하여 찍은 사진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슬픔뿐 아니라 따뜻함, 감동 등의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아픔과 슬픔을 따뜻함과 감동으로 승화시켜 낸 것이다.
오늘, 지금의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기쁨? 즐거움? 슬픔? 분노? 어떤 감정이라도 괜찮다. 그것이 상황 적절한 감정이라면 말이다. 그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그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이해하고 있다면 더 좋다. 다만 그 감정이 부정적 감정이라면 너무 오래 머무르지 말고, 감정을 충분히 위로해 줌으로써 슬픔이나 분노를 내 삶을 더욱 아름답게 이끌어주는 원동력으로 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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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카운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