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이나 매스컴에서 많은 얘기가 나오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저 나와는 무관한 것이구나 하고 지나쳤다.
사촌과 나는 참 가까운 사이로 친 자매처럼 지내는 사이다. 알뜰하고 부지런한 동생은 꽤 늦은 나이가 된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저축 할 수 있었던 그들 부부에게 노후에 쓸 생활비를 조기 은퇴하고 집에서 컴퓨터와 친구하고 있는 남편이 주식 투자에 슬금슬금 손을 대다가 비트코인의 유혹에 말려들어 다 날려 버리고 낙심에 빠져 있다고 했다.
주식 투자에 뛰어난 요령도 없는 사람이 일은 하기 싫고 사행심은 생기고 일확천금의 망상에 빠져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순박하고 어진 성격을 지닌 제부는 정직하고 양심 바른 지식인으로 겉으로는 번듯한 신사이고 인격자이나, 옥에 티처럼 몹시 게으르고 남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하는 사교성이 없어 경제적인 면에서는 무능 할 수밖에 없다. ‘빛 좋은 개살구’ 라 할까, 이런 형의 남자는 부인이 울고 싶도록 답답하고 힘이 든다는 건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이런 남편을 “못 살겠다” 불평을 하면서도 40여 년 자식 낳고 살고 있는 동생을 보면 부부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주며 살아가게 마련인 운명 같은 인연인 것 같다. 남편대신 힘들게 살아가는 아내를 생각해서라도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 생각되지만, 뉘우치며 괴로워하고 있는 남편에게 질책하고 따져 본들 되돌 릴 수 없는 일이고 억울한 심정만 진정이 되질 않는 모양이었다.
며칠을 속앓이를 하던 동생은 하소연이라도 하려고 아들에게 만나자고 전화를 했다 한다. 대학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아들에게 부글거리는 속마음을 애기하고 싶은 것은 여자의 여린 소견일 것이다.
이틀이 지나자 나는 매우 궁금해서 다시 전화를 걸어 아들에게 호된(?) 원망을 듣고 아버지로서의 체면을 구기고 잔뜩 풀이 죽어 있을 제부의 모습을 떠올리며 동생의 소리에 귀를 모았다. “언니 글쎄 말이지...” 하는 동생의 음성은 낭랑 했다.
내게 들려준 모자간의 대화는 이러했다. 엄마의 하소연을 묵묵히 듣고 난 아들의 말인즉 “엄마 저는 지금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엄마가 급히 만나자고 하기에 아빠가 큰 병환이라도 나신 줄 알고 잠을 설쳤어요” 하며 크레딧 카드 한 장을 쥐어주며 “이것이 부모님의 노후 자금입니다. 이것으로 생활비 쓰세요. 엄마도 그만 은퇴하시고 아빠와 이곳저곳 다니시며 노년을 즐기세요. 엄마 저 바쁜 시간이에요. 조심히 가세요. 아빠 위로해 드리세요” 하면서 엄마의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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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포토맥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