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거의 해, 주목해야 할 그들

2018-03-16 (금) 김종하 부국장·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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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6월5일 예비선거, 11월6일 본선거가 치러지는 일정이다. 선거 바람이 아직은 잠잠한 것 같지만, 출마 후보자들의 기반 다지기와 선거자금 모금 등 물밑 작업은 이미 한창이다. 연방과 주 선거 모두 지난 주말과 이번 주를 기점으로 후보 등록이 마무리됐으니, 이제 입후보자 명단이 공식화되면 본격 선거전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4년 대통령 임기의 중간인 2년째 말에 실시된다는 뜻의 ‘중간선거’인 올 선거는 과연 연방의회의 여야 판세가 어떻게 될 지가 가장 큰 주목거리다.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압승했던 공화당의 ‘텃밭’ 펜실베니아주에서 지난 13일 열린 연방 하원 보궐선거가 민주당 후보의 신승으로 귀결되면서 공화당의 위기감과 함께 11월 표심 향배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선거는 특히 김창준 전 의원 이후 첫 연방의회 입성에 도전하는 한인 후보들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어 미주 한인사회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부여된다. 전국적으로 10여 명의 한인들이 출사표를 던져 후보군이 많아진 상황에서, 실제 당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후보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이중 오렌지카운티의 연방하원 가주 45지구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나선 데이브 민 후보는 주류사회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다크호스다. 민 후보의 개인적 역량도 출중할 뿐 아니라, 45지구는 민주당이 연방하원 다수당 탈환을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집중적으로 밀고 있는 전략 선거구 중 하나이고, 또 민 후보가 캘리포니아 민주당의 공식 지지까지 획득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상법 및 금융시장 규제 분야 전문가인 민 후보는 UC 어바인 법대 현직 교수인데다 미국내 대표적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에 3년간 몸담았고, 현재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이 상원경제위원장을 할 때 시니어 보좌관을 역임해 의회를 잘 안다는 점 등에서 제대로 준비된 후보임이 부각되고 있다. 한인 이민 1세 부모 밑에서 자라나 유펜과 하버드 법대를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같은 법대 동료 교수인 백인 부인과 3명의 자녀를 둔 모범적 가정의 가장이라는 점 등도 주류사회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라는 분석이다.

또 한인들이 잘 알고 있는 영 김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이 연방의회의 대표적 친한파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뒤를 잇기 위해 도전에 나선 연방하원 가주 39지구도 올 선거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로이스 의원의 갑작스런 은퇴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이 지역구는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후보들까지 난립해 치열한 대결이 예상되는데, 이곳에서 오랜 연방 보좌관 경력을 바탕으로 잔뼈가 굵은 영 김 후보가 로이스 의원의 공식 지지를 바탕으로 공화당 내 경쟁을 뚫고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가주를 벗어나서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민주당 우세 지역구에서 출마한 댄 고 후보가 주목해야 할 주자다. 고경주 전 연방 보건부 차관보의 아들이자 고홍주 전 예일대 법대 학장의 조카로, 하버드 학부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댄 고 후보는 대학 시절 에드워드 케네디 연방상원의원의 인턴을 거쳐 보스턴 시장실에서 비서실장까지 역임하며 정계 수업을 착실히 한 인재다.

댄 고 후보가 출마한 매사추세츠 연방하원 3지구는 민주당 소속 니키 송가스 의원이 역시 은퇴를 선언한 곳으로,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 지역에서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기반을 닦아온 고 후보의 선전이 기대되는 곳이다.

올 중간선거에서 이들 후보의 활약이 연방의회 진출의 결과로 나타난다면 미주 한인 정치 도전사에 큰 의미가 있을 것임은 분명한데, 이를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표’와 ‘돈’일 것이다. 해당 지역에서 투표를 할 수 있는 한인들은 적극적인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를 통해 표를 보태고, 원활한 선거운동이 펼쳐질 수 있도록 후원금을 기부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주 차원 선거에 나선 다른 한인 후보들까지 포함해 한인사회 차원의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후원이 효과적으로 이뤄져 올해 선거가 한인 정치력 신장에 획기적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종하 부국장·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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