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크라, 신형 ‘에이태큼스’ 이미 쐈다

202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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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본토까지 사정권 신형 미사일

▶ 미 “바이든 지시로 지난달 제공”
▶크림반도 러 기지 공격 등 사용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러시아군 비행장에 쏜 미사일은 확전을 걱정한 미국이 오래 망설이다 지난달 러시아 몰래 전격적으로 보낸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였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시로 에이태큼스가 지난달 이미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며 “추가 예산이 확보된 만큼 더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이 언급한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300㎞에 이르는 장거리 버전 신형이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적진 깊숙이까지 날려 보낼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줄곧 달라고 부탁한 이유다.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 본토 타격에 쓰일 가능성을 우려해 최근까지 주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이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결정한 것은 전쟁이 2년째로 접어든 지난 2월이었다. 결단 배경은 세 가지였다. ①미사일 생산량이 늘어나 미국 내 비축분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염려가 줄었다. ②북한산 탄도 미사일이 러시아에 의해 전장에 투입됐고 ③우크라이나의 핵심 기반 시설을 겨냥한 공세가 강화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공급받은 장거리 미사일을 전쟁터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쓰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에이태큼스의 우크라이나행은 비밀리에 추진됐다. 우크라이나군이 기습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달에만 두 차례 위력이 증명됐다. 지난 17일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의 러시아 군사 비행장 및 23일 우크라이나 남동쪽 자포리자주(州) 아조우해 항구도시 러시아군을 향했던 공격에 에이태큼스가 이용됐다고 WSJ와 미국 뉴욕타임스가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이태큼스가 전세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당장 러시아의 군수 조달 능력을 저하시키고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전략까지 재고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 본토에는 쓰지 않는다는 게 에이태큼스 확보 조건이다. 우크라이나가 약속을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설리번 보좌관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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