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내 부패 혐의 조사에 스페인 총리 “사퇴 고심”

202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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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부패 혐의 조사에 스페인 총리 “사퇴 고심”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부인 베고냐 고메스. [로이터]

정상 배우자의 부패 스캔들이 스페인 정국을 흔들고 있다. 현지 사법당국이 중도 좌파 여당을 이끌고 있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부인에게 제기된 권한 남용 부패 의혹 조사에 착수하면서다. 산체스 총리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입장문을 내고 “(사법당국의 조사는) 나를 정치적으로 무너뜨리려는 공격”이라면서도 “정부를 계속 이끌어야 할지, 아니면 이 명예(총리직)를 버려야 할지 결정이 필요하다”고 썼다. 그는 거취를 고민한 뒤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산체스 총리의 부인 베고냐 고메스는 2022년까지 4년간 대학 산하 연구기관 임원으로 재직할 당시 항공사 에어유로파와 모기업인 글로벌리아로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에어유로파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시기였던 2020년 말 정부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고메스가 총리 부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산체스 총리는 아내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조사에 협조하겠다면서도 의혹 자체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공직자 이해 충돌 감시 기구가 이미 한 차례 이 혐의를 기각했음에도 야당인 국민당(PP)과 극우정당 복스(Vox) 등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내가 고발된 것은 불법적 행위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나의 아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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