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테베의 7일 (7 Days in Entebbe) ★★½
독일 테러리스트 보니(왼쪽)와 브리기테가 납치한 에어 프랑스기 앞에 무장을 한 채 서 있다.
1976년 6월에 일어난 에어 프랑스기 납치사건을 다룬 영화로 액션과 서스펜스 대신 말이 많다. 이스라엘 정치가들은 납치된 이스라엘 시민을 구출할 방법을 놓고 갑론을박을 하고 납치범들은 그들 나름대로 자신들의 소명을 설명하느라 말이 많다.
액션 영화의 소재를 놓고 정치성이 다분한 드라마를 만들었으니 지루하기 짝이 없는데 신경을 극히 거슬리는 것은 영화 간간이 모던 댄스 장면을 삽입해 내용의 흐름을 막고 있는 점이다. 브라질 감독 호세 파디야는 댄스장면을 극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쓰고 있지만 보고 있자니 짜증이 난다.
이 사건은 1976년 커크 더글러스, 버트 랭카스터 및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을 써 ABC-TV가 ‘엔테베의 승리’라는 영화로 만들었고 1977년에는 찰스 브론슨이 주연하는 NBC-TV 영화 ‘엔테베 습격’으로도 만들어졌다. 둘 다 흥미진진한 액션영화로 ‘엔테베의 7일’보다 백배 낫다.
백 수십 명에 달하는 이스라엘 시민과 프랑스 시민들을 태우고 텔아비브에서 파리로 가던 여객기가 2명의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 단원과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원하는 독일의 두 남녀 테러리스트 보니(다니엘 브륄)와 브리기테 쿨만(로자먼드 파이크)에 의해 납치된다.
그리고 여객기는 식인종 이디 아민이 통치하는 우간다의 엔테베공항에 착륙한다. 납치범들은 이들을 공항 터미널에 수용한 뒤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이스라엘이 수감한 테러리스트와 승객들을 교환하자고 제의한다.
이스라엘은 절대로 납치범들과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을 정책으로 삼고 있어 온건파 이츠학 라빈 수상(리오르 아쉬케나지)과 강경파 시몬 페레즈 국방장관(에디 마산) 등이 참석한 각료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그리고 밖에서는 납치된 사람들의 가족들이 자기 가족들을 살려내라고 아우성을 치면서 정부에 압박을 가한다.
이스라엘 장면과 우간다의 납치범들의 신상 소개 그리고 이들과 납치된 사람들과의 얘기가 오락가락 하면서 서술되는데 납치범들이 납치한 사람들 중에서 이스라엘 시민들을 따로 분리시키면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런데 영화는 두 독일 납치범들을 매우 인간적으로 다루고 있다.
마침내 이스라엘 군 특공대에 의해 ‘선더볼작전’이 시작되면서 이들을 실은 군용기가 심야에 엔테베에 도착한다. 작전 결과 이스라엘 군 1명과 납치된 사람들 중 4명만 사망하고 나머지는 모두 구출됐다.
PG-13. Focus. 일부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