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종 아버지 찾아 무인도서 악당·악령과 벌이는 사투

2018-03-16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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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툼 레이더 (Tomb Raider) ★★½ (5개 만점)

▶ 비디오게임 바탕의 액션모험, ‘웨이브’ 로어 우턱 할리웃데뷔작

실종 아버지 찾아 무인도서 악당·악령과 벌이는 사투

라라 크로프트(알리시아 비칸더)가 적을 향해 활을 겨냥하고 있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가녀린 몸을 지닌 스웨덴 태생의 여배우 알리시아 비칸더가 영화를 위해 근육을 20파운드나 늘린 뒤 뛰고 달리고 떨어지고 절벽에 매달리고 급류에 휩쓸리면서 죽을 고생을 하는 액션 모험영화인데 도무지 흥도 신도 안 나고 심심하고 재미없다.

비칸더는 아버지를 찾아 이역만리 무인도에서 나쁜 놈들과 여자 악귀를 상대로 치고 박고 차고 찌르고 활을 쏘면서 맹렬한 킬러로 분주하나 공연히 땀만 흘린 셈이다. 이 영화는 비디오게임을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덴마크 여자’로 오스카 조연상을 탄 비칸더가 ‘나라고 액션 못할 것 같아’라는 듯이 탈바꿈을 시도한 것인데 아무래도 배역 선정이 잘못 된 것 같다.

특수효과에 지나치게 의존한데다가 플롯에 허점이 많고 또 인물들의 개발이 미흡한 서푼짜리 졸작으로 주인공 여전사 라라 크로프트 얘기는 지난 2001년 앤젤리나 졸리 주연으로 이미 영화화 했고 2003년에는 속편까지 나왔다. 졸리의 영화도 비평가들의 혹평을 들었는데 그래도 졸리가 비칸더보다 낫다.


영국 귀족가문의 재벌 리처드 크로프트 경(도미닉 웨스트)의 딸 라라(비칸더)는 아버지의 재산 상속을 거부하고 런던에서 자전거 배달부로 근근이 살아간다. 리처드는 7년 전 동양으로 인류를 재앙으로 몰아넣을 케케묵은 일본제 악령인 죽음의 여왕 히미코의 무덤을 찾아 떠난 뒤 행불이 된 상태.

아버지의 생존을 믿고 있는 라라는 아버지의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아버지가 히미코의 무덤이 있는 일본 근해의 무인도에 갔다는 것을 발견하고 아버지를 찾아 동방여정에 나선다. 먼저 도착한 곳이 아버지가 배를 고용한 홍콩. 여기서 라라는 자기 가방을 훔친 청년들을 상대로 한바탕 액션 실력을 발휘한 뒤 아버지가 고용한 배의 주인의 아들로 술꾼인 루렌(대니얼 우)을 설득해 목적지로 떠난다.

그리고 섬에 도착해보니 잔인무도하기 짝이 없는 킬러 보겔(월턴 고긴스)이 이끄는 무뢰한들의 집단 트리니티가 먼저 와 히미코의 무덤을 찾고 있지 않겠는가. 라라와 루렌은 보겔에 붙잡혀 죽을 고생을 하다가 라라가 무술실력을 발휘해 혼자 탈출한다. 그리고 라라는 동굴 속에서 암굴 왕 몬테 크리스토 백작처럼 살고 있는 아버지를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신파다.

이제 부녀의 임무는 히미코의 무덤을 찾아내 그것을 파괴하는 것. 그러나 이들의 뒤를 보겔 일당이 쫓아와 라라와 리처드와 보겔 등이 함께 동굴 속으로 깊이 히미코의 무덤을 찾아 간다. 그리고 히미코의 악령이 살아나면서 난리법석이 일어난다.

영화를 보면 ‘인디애나 존스’의 장면들을 그대로 빌려다가 쓴 부분이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감독은 쓰나미 대재난 얘기 ‘웨이브’를 만든 노르웨이의 로어 우턱으로 그의 할리웃 데뷔작이다. 크리스틴 스캇 토마스와 함께 명연기파 데렉 자코비가 단역으로 소모되고 있는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속편이 나올 것처럼 끝이 난다. PG-13. WB.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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