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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통 출근문화 없어질 위기

2018-03-13 (화) 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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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어팩스 카운티, ‘슬러깅 카풀’장소에 교통관제센터 신설 발표

▶ 출근 대란 피해오던 통근자들 근심

슬러깅(slugging)으로 버지니아의 출근 대란을 피해온 수백 명의 통근자들이 근심에 빠졌다.

페어팩스 카운티가 워싱턴 일원의 대표적인 슬러깅 장소인 스프링필드의 Bob’s 슬러그 라인(블랜드 스트릿 선상)지역에 대규모 주차시설 건설을 추진하면서 이 장소를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게 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슬러깅은 북 버지니아의 독특한 카풀 문화로, I-495, I-395, I-95 등의 고속도로 진입 전 주차장 등에서 목적지가 맞는 운전자와 함께 즉석에서 자가용을 합승하는 관행을 말한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66번 고속도로 일부구간에서 시작된 유료화 정책이 높은 통행세가 부과되면서 2인 이상 무료 탑승(High Occupancy Vehicle, HOV)을 목표로 한 슬러깅 카풀(Carpool) 문화는 지역 언론을 통해 새롭게 조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50년의 명맥을 이어오던 이 출근 문화의 산지라 할 수 있는 이 장소가 장기간 공사로 인해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폐쇄될 가능성을 두고 많은 출근자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수년째 슬러깅을 위한 출퇴근 자들의 순서(line)를 관리해온 칼라이 칸다사미 씨는 “2년 이상에 걸쳐 공사가 진행되면서 각종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슬러깅을 위한 공간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하루 1천명에 가까운 통근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어팩스 카운티는 3에이커에 달하는 부지에 다목적 차고와 슬러거, 버스 승차구역 등 통근자를 위한 편의 시설을 갖출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이클 구아리노 페어팩스 카운티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 장소는 수십년간 슬러거들이 사용하면서 한정된 주차공간으로 몸살을 앓아왔다”며 “본 공사는 2021년에 완공되고 1,100여대를 수용할 주차시설과 7개전용 버스 승차로 및 90대의 자전거를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 언론은 관계 당국의 입장과는 달리 내년부터 시작되는 이 공사 프로젝트에는 슬러깅 라인을 재배치할 위치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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