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페이스X 로켓 폭발에 근처 여객기들 ‘아찔’…항공안전 우려

2025-12-21 (일) 01: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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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후 파편 쏟아져…항공기 3대, 위험구역 통과해 무사 착륙

올해 초 발생한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 폭발 사고가 항공 교통 안전에 큰 위험을 초래할 뻔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중부시간 기준 지난 1월 16일 오후 4시 37분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에서 7차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위해 스타십을 발사했지만, 2단 우주선이 1단 로켓 부스터에서 분리된 후 공중에서 폭발했다.

WSJ이 입수한 연방항공청(FAA) 문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폭발로 발생한 불타는 파편들은 약 50분간 카리브해 일대에 쏟아졌다. 당시 비행 중인 항공기가 파편에 맞았다면 심각한 기체 손상이나 승객 인명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관제사들은 항공기가 파편을 피하도록 분주하게 움직였고, 그 과정에서 업무 부담이 급증해 '극단적인 안전 위험 가능성'이 발생했다고 FAA는 지적했다.

당시 미국 항공사 제트블루의 여객기는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으로 향하던 중 항공관제 당국으로부터 곧 위험 구역을 지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조종사는 파편 때문에 위험한 지역을 그대로 통과할지, 아니면 바다 위 상공에서 연료 부족 위험을 감수하고 대기하거나 우회할지 결정해야 했다.

당시 이베리아항공 여객기 한 대와 개인 비즈니스 제트기 한 대도 제트블루 여객기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WSJ은 전했다.

FAA 기록에 따르면 이들 항공기는 '연료 비상사태'를 선언하고서 임시 비행금지 구역을 통과했다. 모두 합쳐 450명을 태운 세 항공편은 다행히 무사히 착륙했다.

제트블루 측은 "자사 항공편은 파편이 보고되거나 관측된 지역을 안전하게 피했다"고 밝혔다. 이베리아항공 측도 "실제 파편이 모두 떨어진 이후 해당 지역을 통과해 안전상 위험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에 드러난 스타십 폭발 사고 당시 상황은 최근 증가하는 우주선 발사가 항공 교통 안전에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항공업계와 미국 정부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사고 직후인 올해 2월 FAA는 우주선 비행 실패 시 파편 위험 대응 방안을 재검토하기 위해 전문가 패널을 소집했다. 패널은 로켓 사고가 항공 안전에 중대한 위험 요소라는 판단을 내렸다.

제이슨 암브로시 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 회장은 "조종사, 운항 통제사, 항공사 간 소통을 강화해 로켓 발사에 더 잘 대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연료를 더 싣거나 대체 항로를 확보하고, 출발을 지연시키는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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