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 계절엔 비가 내립니다

2018-02-25 (일) 11:35:38 이봉호 게이더스버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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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날이 새면 어머니 계절입니다.
어머닌 멀고 먼 계절에 사시지만
어머니 뵈러 흩어져 살던 5남매 자식들
옛날 어머니가 먹이시던 젖이 그리워
상 위에 영정사진 어머니 품에 안깁니다.
하얀 떡국, 굴비, 동태전 식을라 준비한
어머니 냄새나는 푸짐한 음식으로 차렸습니다.
날이 밝아지니 오셨습니다.
어둔데 계시던 어머니 환하게 웃으시네요.
자식들 절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런데
상 위 차려진 음식이 줄지를 않습니다.
그렇게 좋아하시던 음식을 안 드시고는
자식들 많이많이 먹으라 하십니다.
살아 계실 때와 너무나 똑 같습니다.
일 년에 몇 번씩 차려진 어머니 계절엔
자식들의 가슴엔 비가 내립니다.
살아계실 때 호강 못 해 드린 장대비와
어머님 가슴 썩인 숱한 소나기와
배부르게 못 잡수신 가난의 가랑비가
오늘 아침에도 추적추적 내립니다.
설날은 우리 자식들 마음에 장마가 집니다.

<이봉호 게이더스버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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