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노보드 천재소녀’ 남가주 출신 한인2세, 미국팀에 세번째 금메달 ‘수퍼스타’ 탄생
▶ 4세때부터 시작 ‘최연소’ 기록 잇따라 경신
생애 첫 동계올림픽 출전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딴 한인 스노보드 천재소녀 클로이 김이 성조기를 펼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AP]
압도적이었다. 완벽했다. ‘너무 어려서’ 4년 전 소치올림픽에 출전도 못 했던 천재 소녀가 4년을 기다린 끝에 ‘부모의 나라’ 한국 평창에서 세계 정상에 당당히 우뚝 섰다.
남가주 토랜스 출신의 한인 스노보드 천재소녀 클로이 김(17)이 예고됐던 평창 동계올림픽 ‘스타 탄생’이 현실화된 것이다.
미국 스키 국가대표로 평창에서 자신의 첫 올림픽에 출전한 클로이 김은 한국시간 13일 오전 10시(SF시간 12일 오후 5시)부터 펼쳐진 평창 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여자 결선에서 최고의 완벽한 기량을 선보이며 모두의 예상대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0년 4월23일에 태어난 클로이 김은 만 18세도 채 되지 않아 올림픽 정상에 올라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전 기록은 2002년 솔트레익시티 대회 때 켈리 클락(미국)의 18세 6개월이었다.
15세 때인 2015년 동계 엑스게임 사상 최연소 우승, 여자 선수 최초 ‘100점 만점’ 등 각종 기록을 양산하며 첫 올림픽부터 금메달 후보 1순위로 꼽힌 그는 전날 압도적 기량으로 예선을 통과한 데 이어 결선에서도 이변 없는 ‘금빛 연기’를 펼쳤다.
이날 2차 시기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했지만, 3차 시기에서 98.25의 만점에 가까운 플레이로 압도적 우승을 이뤄냈다.
메달 시상대에 선 클로이 김(가운데)이 2위 류자위(중국^왼쪽), 3위 아리엘레 골드(미국)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
클로이 김은 일찌감치부터 ‘천재 스노보드 소녀’로 불려왔다. ‘김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갖고 있는 클로이 김은 4세 때부터 스노보드를 시작해 6세 때 이미 전미 스노보드 연합회가 주최하는 내셔널 챔피언십 3위에 오를 정도로 천재성을 나타냈다.
2015년에는 14세 나이로 동계 엑스게임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고 2016년에는 16세 이전 3연속 엑스게임 정상에 오른 최초의 선수가 됐다.
클로이 김의 부친 김종진씨는 1982년 단돈 800달러를 들고 LA로 이민 와 식당일 등을 하며 학비를 벌어 엔지니어가 된 뒤 네 살 때 처음 스노보드를 배운 클로이가 두각을 나타내자 여덟 살 때부터 친척이 살고 있는 스위스에 보내 2년간 훈련을 받게 했다고 한다.
이 기간 부친 김씨도 직접 딸의 훈련을 도우며 매일같이 새벽 4시에 일어나 산악 열차를 타고 훈련지에 갔다가 밤 11시에 돌아오는 생활을 했다고 한다. 이후 부친 김씨는 아예 직업까지 그만두고 클로이의 매니저 역할에 전념했고, 이러한 사연은 최근 ‘수퍼보울’ 경기 날 광고로 방영되기도 했다.
이처럼 일찌감치 정상급 기량을 자랑했지만, 클로이는 13세 때이던 2014년 소치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하프파이프는 부상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15세 이상 선수만 출전할 수 있도록 못 박고 있다. 그러나 소치에 출전했다면 그가 메달을 목에 걸었을 거라는 데에 이견을 다는 이는 많지 않다.
글로벌 매체인 ‘타임’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틴에이저 30명’ 명단에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선정했다. 동계 스포츠 선수로는 유일하다.
클로이 김은 부모를 비롯한 가족과 한국 관중의 열렬한 응원 속에 ‘금빛 연기’를 펼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