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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미술계도‘미투’ 바람 거세

2018-01-31 (수)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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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미술관 성추행 의혹 작가들 전시 무기한 연기

스미소니안의 워싱턴 국립미술관(The National Gallery of Art·사진)이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작가들의 전시일정을 무기한 연기 결정했다.
애너베스 거스리 국립미술관 대변인은 오는 5일 개막 예정이던 화가 척 클로스의 전시를 취소 결정한데 대해 “모든 관계자가 이 전시를 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거스리 대변인은 작가와 상의 후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척추 장애로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있는 클로스는 지난해 자신의 작업실을 방문한 여러 명의 여성에게 옷을 벗을 것을 요구하고 성 추행 및 노골적인 발언 등을 한 것으로 최근 주요언론에 폭로됐다.
작년 연말부터 성폭력 고발 사이트 ‘미투'(MeToo·나도 당했다)를 통해 클로스를 포함한 여러 분야 유명인들의 성추행 및 성폭력 행각이 밝혀졌으며, 그간 클로스는 이를 부인해왔다.

워싱턴 국립미술관이 예술가의 성폭력 의혹을 사유로 전시를 연기한 것은 처음으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AFP는 28일 보도했다.
워싱턴 국립미술관은 현재 클로스의 그림, 사진, 판화, 콜라주 등 작품 53점을 소장하고 있다. 미술관 측은 영구 소장품 갤러리에 전시돼온 클로스의 작품 ‘파니/핑거페인팅'(1985)은 계속 공개 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워싱턴 국립미술관은 같은 이유로 오는 9월 예정이던 사진가 토머스 로마 전시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토머스 로마는 자신이 컬럼비아 대학에서 가르치던 학생들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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