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것

2018-01-10 (수) 다니엘 홍 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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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것

다니엘 홍 교육전문가

일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 빌 게이츠 등 자기 분야에서 앞서 가거나 미래를 개척하는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받는 질문이 있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볼 때 ‘무엇이 가장 많이 달라질까요? ’이다.

사람들이 미래의 모습을 앞당겨 보기를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달라질 미래의 모습에 따라 오늘 어떤 분야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할지를 결정하기 원해서다. 그 결정이 앞날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시어스, K 마트, J.C. 페니 등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온라인 쇼핑에 밀려 줄줄이 매장을 폐쇄하거나 파산신청을 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그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사람이 있을까. 존폐 기로에 놓인 분야나 전공을 선택하면, 견고하고 화려하게 만들어졌지만 침몰했던 타이타닉에 승선하는 것과 같다.


그런가 하면, 요즘 잘나가는 인공지능 분야를 선택한 엔지니어들 가운데는 풋볼 수퍼스타들 처럼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오늘 K~12에 재학 중인 학생이 사회에 진출할 때가 되면 그들에게는 지금 우리가 겪는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릴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같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다고 했을 때 어떤 분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하나는 바닥을 치고 다른 하나는 대박을 칠 수 있다. 10년 뒤 이런 저런 분야가 대박을 터뜨린다는 것이 확실하고 보장된다면 오늘부터 당장 그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것이다.

실리콘 밸리 성공 스토리를 근거로 “모든 학생들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라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위시해서 정치, 경제, 교육계의 리더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에 따라 코딩 스쿨이 우후죽순처럼 생겼고, 부모들은 뒤쳐질까 두려운 불안에 휩싸여 “우리 아이도 코딩을 배워야 한다” 라며 뛰어들고 있다.

그런데 지금 배우는 코딩 기술이 10년 뒤에도 필요할까? 빌 게이츠는 “코딩을 반드시 배울 필요는 없다. 과학, 수학,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본 원리를 익히고, 서로 관련 없는 것들에서 연관성을 찾는 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앞으로 10년 내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사람이 아니라 감정과 생각을 지닌 인공지능 로봇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로봇을 강아지처럼 훈련시키면 로봇 스스로가 코딩을 하고, 그 때 코딩 문외한도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를 설명해주면 로봇이 만들어 내는 날이 온다는 것이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베조스, 머스크, 게이츠는 한결 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10년 내 무엇이 변할까 라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다. 10년이 지나도 불변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질문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이미 탄탄한 기초와 구조를 지닌 회사, 천천히 성장하는 분야에 투자를 해서 투자의 귀재라는 별명을 얻는 워런 버핏은 “비가 오는 것을 예측하기보다 방주를 짓는데 힘쓰라”고 말했다. 트렌드에 무작정 뛰어들기보다 기초적, 근본적인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라는 뜻이다.

음식에만 유효기간이 있는 게 아니다. 지식과 기술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세상이 바뀐다 하더라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에서 유효기간이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찾아내어 그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 오늘의 초중고 학생들 몫이다.

<다니엘 홍 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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