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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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Carpool) 필요성 다시 대두

2018-01-01 (월) 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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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VA의 통근 문화‘슬러깅’, 전국서 가장 활발

▶ 66번 일부구간 통근시간 HOV 유료화 정책 영향

“어디가시죠?”, “펜실베니아와 14번가 사이입니다”
서로 안면이 없는 운전자가 줄을 서있던 2명의 출근자를 태우고 고속도로 입구로 향한다.

이달부터 66번 고속도로 일부구간에서 시작된 HOV 유료화 정책이 높은 통행세가 책정되면서 북버지니아 지역의 카풀(Carpool) 문화가 다시한번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슬러깅(slugging)로 불리는 북버지니아의 이 독특한 카풀 문화는 즉석에서 자가용을 합승하는 관행을 말한다.

혼자 운전하는 사람이 정해진 장소에 들러서 모르는 사람을 한두 명 태운 뒤에 고속도로를 운행하지만 금전적인 거래는 없다. 혹시 모를 범죄발생도 불사한 채 오직 통근비를 아끼기 위해 낯선이와의 생상을 시도하는 것이다.
북버지니아의 슬러깅 문화는 지난 1970년대 초부터 시작돼 수십 년 동안 여러가지 에티켓과 규칙이 형성되며 진화해왔고, 지역 언론들도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도 운전자와 탑승객들은 몇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는 운전자가 말을 걸 때 까지 탑승객은 대화를 시작할 수 없다. 또 라디오나 실내 부품들을 조작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휴대폰을 이용한 통화도 금지된 룰로 지정돼 있다.

버지니아주 교통부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동안 대략 5대 중 1대의 출퇴근 차량이 2인 이상 무료 탑승(HOV)로를 이용해, 매일 3인 이상의 승객을 수송하고 있다.
주 교통당국은 범죄·안전 문제로 슬러깅 문화의 확산을 지지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카풀문화의 정착으로 1인 운전차량의 비율을 줄여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 언론은 매일 타인과 합승하는 출근자들 사이에는 슬러깅 규칙에 대한 여러 이견과 마찰이 빈번해 자칫 안전사고의 위험마저 있다고 지적한다.

수년간 타인과 합승해 출퇴근 하는 운전자 테일러씨도 그리 좋은 기억은 없다.
테일러씨는 “하루는 90세 할머니가 도착지까지 쉬지 않고 전화통화를 해 말다툼을 했고 그 이후에는 여성은 절대 태우지 않는다”며 “슬러깅 규칙을 제시하지만 아예 무시하거나, 일부러 차량 내부에 더러운 이물질을 남기고 떠나는 탑승객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워싱턴 일대의 66번과 395, 95번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원하는 출근자들은 슬러깅 사이트(sluglines.com)를 이용해 해당 장소와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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