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쁨이나 아픔을 전달하는 신경(Ⅱ)

2017-12-27 (수) 08:04:10 문병권 <문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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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이어 신경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숨골(연수 延髓)은 심장박동과 허파의 운동을 조절하는 중추이기 때문에 생명중추라 부른다. 쉽게 말해서 숨쉬기에 관여하는 뇌라는 뜻이다. 숨골은 뇌외 등골을 연결하는 자리에 놓여있으며 뇌에서 내려가는 운동성신경과 감각기관에서 올라가는 감각신경이 이곳에서 교차된다. 신경이 지나야하는 교차로요 인터체인지가 바로 숨골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왼쪽 뇌의 신경은 몸의 오른쪽과 연결되고 오른쪽 뇌의 신경은 왼쪽 몸으로 연결되어있다. 그래서 왼쪽 뇌를 크게 다치면 몸의 오른쪽을 못 쓰는 반신불수가 된다.

이외에도 혈관의 수축과 이완, 구토, 하품, 재채기, 딸꾹질, 등의 반사를 숨골이 책임지고 있으며, 에취 하는 재채기도 대뇌가 모르게 일어나는 일종의 숨골반사인 것이다. 하늘을 쳐다보거나 고개를 뒤로 젖히면 흔히 재채기가 나오는데 이것은 눈과 코가 나타내는 특수한 호흡반사에 속한다고 한다. 사람의 숨골은 뒤 꼭지 아래 몸 쪽으로 내려가는 곳에서 안쪽으로 들어 있으므로 장난으로라도 사람의 뒷머리를 세게 치는 것은 위험한 짓이다.

숨골은 곧 생명골인 것이다. 등골(척수脊髓)은 등뼈 속에 들어있어 보호를 받고 있으며 원통형으로 그 길이가 42~45cm가 된다. 등골의 단면을 보면 가운데에는 H자 모양의 회백질이 있는데 이를 백질(白質)이 둘러싸고 있으며, 백질에서 양쪽으로 두개씩 신경섬유가 모인 돌기가 뻗어있는데 등 쪽의 것은 후근, 배 쪽의 것은 전근이라고 한다. 후근에는 뇌 쪽으로 가는 감각성신경(구심성신경)이 지나고 전근에는 근육으로 내려가는 운동성신경(원심성신경)이 지나간다. 자율신경 또한 이들과 가까운 등골신경에서 나온다. 등골은 31쌍의 신경이 가지를 쳐서 드나드는 길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에서 등골반사도 일어난다.


자율신경(自律神經)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두 신경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며, 뇌에서 나오는 미주신경과 숨골과 등골아래 끝에서 나오는 신경이 부교감신경이고 등골의 가슴과 허리부분에서 나오는 것이 교감신경이다.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몸이 초 긴장상태가 되어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도 빨라지는 것이고 부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심장이나 호흡도 정상으로 돌아와 여유와 느긋함을 얻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교감신경을 곤두세우지 말고 흐르는 물소리나 고요한 음악을 듣듯이 부교감신경과 친구가 되어 살아가야 한다. 이 두개의 신경은 서로 길항적 인데 한쪽이 날뛰면 다른 쪽이 그러지 못하게 하고 또 다른 쪽이 흥분하면 한쪽이 억제해 주어서 균형(평형)을 맞추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신경은 재생되지 않는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즉 한번 생기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말인데 그래서 신경이 끊어지면 회복되기가 어렵다. 대뇌세포(신경세포덩어리)역시 나이가 들수록 죽어 나가기만 하지 새로 생기질 않으니, 기억이 들어있던 세포가 죽어버리면 죽기 살기로 외웠던 단어도 다 잊어버리는 것이고 급기야는 치매에 걸리고 만다. 환갑이 지나면 하루에 최소한 50만개의 뇌세포가 죽어 오줌으로 흘러나간다. 결국 기억이 소멸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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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권 <문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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