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간의 끝없는 욕심

2017-12-06 (수) 08:27:47 박찬효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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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자락인 이맘때면 늘 아쉬움과 회한이 섞인 마음으로 지나온 인생의 궤적과 작금의 세상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올해는 추악한 조국의 정치적 다툼과 혼돈, 심각한 안보문제와 민생문제로, 특히 권력의 노예가 된 정치가를 비롯한 사회 각층의 소위 유명인사들의 한계를 모르는 탐욕으로 채워진 더러운 내면을 보게 되어, 더욱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

인류의 역사는 끝없는 전쟁의 역사다. 한 역사학자는 전쟁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즉 적의 공격에 대한 두려움, 과거의 원한에 대한 보복, 영토를 넓히고 부를 쌓으려는 인간의 탐욕으로 꼽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짐 엘리옷과 같이 아마존 정글에서 1950년대에 선교하다가 가장 잔인한 와오다니 족의 창에 찔려 죽은 짐의 친구의 아들 스티브 세인트도 선교사가 되었다. 그의 저서 창 끝(End of Spear)에는 다음의 내용이 있다. 스티브 아버지를 창으로 죽인 민카예는 예수를 믿은 후 스티브를 양아들 삼았고, 그의 자녀들은 민카예를 친할아버지처럼 따르고 사랑하게 되었다. 그 부족을 찾아간 스티브는 “당신들은 왜 그렇게 창으로 사람을 죽였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위협과 배신을 느낄때 죽였지만, 왜 당신 같은 문화인들은 다른 나라끼리, 또는 같은 민족끼리도 왜 그렇게 싸우고 사람을 서로 죽이는가?”라고 되묻는다. 동물은 아무리 맹수라도 배가 고프거나, 위협을 느끼지 않으면 절대 공격하지 않고, 먹이도 배가 어느정도 차면 그만 먹는다는데, 실제로 인간들은 끝없는 욕심으로 무고한 이웃과 이웃 나라를 자주 위협하고 공격하고 죽이지 않는가?

지금으로부터 약 2,200여 년 전에 중국의 통일왕국 진나라를 세운 진시황은 영원히 죽지 않으려고 “서복”이란 인물을 시켜 한반도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 오라고 한 것은 전설이 아니고 역사적 사실이라 한다. 또 그는 자기 왕권 유지를 위해 변방의 흉노족의 공격을 막으려고 기원전 220년부터 본격적으로 통일 공신 “몽념”에게 성을 쌓게 했으니, 그는 30만의 대군을 이끌고 70만의 죄수, 수백만의 양민들을 동원했고, 그 성은 명나라 때에야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그 길이는 무려 7~8,000km나 되고, 높고 험준한 산 위에 성을 쌓았다. 지난 봄에 필자는 만리장성을 걸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성을 쌓으며 목숨을 잃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이러니칼하게도 내부의 불화로 적에게 성문을 열어주어서 4백만에 불과한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에 12억이 넘는 한족의 명나라가 망한 역사적 사실은, 인간의 터무니 없는 어리석음과 욕심을 더욱 절감하게 한다.


최근에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기사를 읽었다. 거의 40년 가까이 짐바브웨를 통치한 93세나 된 무가베 대통령은 국가 경제를 도탄에 빠뜨린 장본인 임에도, 군부가 일어나 그를 가택 연금 시키고 사임을 요구해도, 그 요구를 거부하다가 결국 자기 부인의 모든 부정과 악행을 불문에 붙인다는 조건을 내 걸고 사임했다. 국민 평균 소득이 1,000여불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에서 그 부인은 한 때 130만불짜리 다이아몬드를 샀다가 마음에 안든다고 물러달라고 떼를 쓴 여인이다. 그 남편에 그 부인에게서 풍기는 추악한 탐심의 냄새는 거의 구토증을 일으키게 한다. 성경에는 “탐심은 우상숭배니라”, 또 “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같이 다니고 헛된 일에 분요하며 재물을 쌓으나 누가 취할지는 알지 못하나이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의 생명은 잠깐 보이다 없어지는 안개와 같은 것, 빈 손으로 왔다 빈 손으로 떠나는 존재이다. 진실로 자기의 욕심을 따라 사는 자들은 “자기의 수치의 거품을 뿜는 바다의 거친 물결이요”라는 유다서의 말씀에 해당되는 자 들이다. 한 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이하는 연말, 부질없는 욕심의 누더기를 벗어버리고 좀 더 이웃을, 특히 약자를 배려하고 가진 것을 나누며 살겠다고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어 본다.

<박찬효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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