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에 즈음하여’라는 글로 워싱턴문인회에 입문한 지 어느덧 만 삼 년이다. 지난 토요일 11월 18일에 워싱턴 문학 출판 기념과 올해 수상자 축하를 위한 모임을 가졌다. 문인회에 등록된 명단은 90명이 넘지만, 행사에 참석한 기존회원은 35명, 올해 수상자 및 외부인 10명이 참석했다. 1990년에 창립, 제1회 워싱턴문학상 공모로 시작되었으니, 올해로 스물여덟 번째인 셈이다. 하지만, 문학상이나 문학지 출판은 매년 이어지지는 못해 올해로 22번째 문학상과 20호 문학지 출판을 하게 되었다.
2015년, 처음 발을 디딘 해에는 매달 글을 쓰기에도 벅차 문인회라는 단체를 손님처럼 참석했다. 지난 두 해는 이 단체의 재무를 맡아 임원이라는 이름으로 일꾼이 되어 속하게 되었다. 이 단체에 속한 일꾼은 모두 보수 없이 일하는 봉사자들이다. 크지 않은 단체라도 한 행사를 치루기 위해선, 장소 및 외부인사 초청을 위한 물색과 스케줄 조정, 행사를 위한 준비 등등의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한다. 게다가, 문학상 공모전은 심사위원들의 노고가 더해지고, 문학지 출간은 작품을 거두어 교정과 편집을 거치는 긴 과정뿐 아니라 한국에서 책이 도착하면 그 무거운 책 상자를 들고 행사장에 오는 고된 육체적 노고까지 더해진다.
하지만, 문인회의 기존 회원들은 대부분 은퇴하신 분들로 날로 연로해지시고, 몇몇 사오십대 회원이 젊은이의 역할을 모두 감당하는 형편이다. 참석하는 대다수 회원이 여자이고, 특히 젊은 층에 속하는 이는 남자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 무거운 짐이나 책을 옮기는 등의 육체적 노동을 감당하기가 벅찬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알고 보면, 지난 28년간 문학상과 문학지 출판이 포기되지 않고 이어져 왔다는 것에 선배님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할 따름이다. 드러나진 않지만 얼마나 많은 보상 없는 노고를 담당하셨을지, 이제 겨우 2년을 봉사한 후에 지친 내 모습에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이 단체가 처음 세워질 때는 한국어가 모국어인 이민 1세대들이 의욕적으로 한국문학을 위해 애쓰셨다. 하지만, 이제 그 1세대는 기력이 약해져 참석을 못 하시거나 혹은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는 때에 뜻이 안 맞아 의도적으로 안 나오신다. 현재 충실하게 참석하는 30여 명의 인구분포를 보자면, 60대 미만은 1/3에도 미치지 못해 앞으로 20년 후에도 이 단체가 지속할 수 있을까 염려스럽다. 모국어가 한국어인 이민 1세대는 점점 노령화되고, 젊은 세대는 영어에 더욱 익숙해 한국문학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선배님들이 애써 일구어오신 워싱턴 문인회가 우리가 사는 이곳과 고국을 연계하고 세대를 이어 성장할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우리의 뿌리를 잃지 않고 갈구하며 추구해가는 이 일은, 연어가 자신이 태어난 곳을 찾아가기 위해 온갖 힘을 다해 물살을 가르고 오르듯, 많은 수고를 기꺼이 감당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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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정 워싱턴 문인회 맥클린,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