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룩함과 조국의 현실

2017-11-10 (금) 08:27:27 박찬효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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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밝혀두지만 나는 ‘거룩한 삶’에 훨씬 못 미치는 사람이라 이러한 주제를 논할 자격은 없다. 그러나 이 글은 내가 섬기고 따르는 분의 내면의 권고로 쓰게 되었다. 히브리말의 “거룩”의 원 뜻은 cut (자르다, 분리하다, 구분한다) 라 한다. 성경에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여러번 나온다. 또한 요한복음 17:18에는 진리이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룩하게 된다고 한다. 거룩한 삶이란 세상에서 흔히 추구하는 가시적 가치, 즉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이 아니라, 거룩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 자비와 용서, 긍휼과 오래 참음등 그분의 성품을 닮아가라는 뜻으로 받는다. 다시 말하면 이 세상의 물질 문명을 등지고 원시적 생활로 공동체를 이룬 ‘아미쉬’ 마을, 맘껏 치장하고 비싼 의상을 뽐내며 교회예배에 출석하는 행위, 혹은 기도 목소리나 삶의 모습을 일부러 꾸미는 등 외형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의 영적 세계를 의미한다고 본다. 자기들의 하나님을 마음껏 섬기기 위해 신앙의 탄압을 피해서 죽음의 항해를 거쳐 신대륙에 정착한 청교도들은 아마도 거룩한 삶을 갈구한 좋은 본보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구태여 들추지 않더라도 요사이 미쳐 돌아가는 듯한 세상에는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피 비린내 나는 전쟁, 내전, 시민 항거, 메가톤급 자연 재해, 질병, 기아 등 모두 암담한 소식뿐이다. 한때는 지상 낙원이라 불리웠던 이 미국에도 흑백분규의 심화, 종교와 사상 갈등, 정치적 혼란, 대형 총기 살인 사건, 자생적 극단 무슬림 테러리스트로 인한 빈번한 참사 등으로 점철되어 이곳 어느곳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불안감을 안고 산다. 그러나 내 마음을 가장 어둡게 덮고 있는 것은 조국의 현실이다. 비전문가인 평범한 동포이지만, 한반도의 엉켜붙은 실타래처럼 꼬이고 꼬인 문제는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접근만으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듯 하다. 그래서 개인이나 국가의 존망 성패도 주장하시는 하나님의 긍휼을 위해 부르짖고 있다. 미소 냉전의 종말, 두 독일을 갈라놓은 장벽의 붕괴, 루마니아의 마지막 공산주의 독재자 차우셰스크의 비참한 말로 등은 모두 예기치 않은 때에 일어난 것으로 기억된다. 특히 차우셰스크의 처형으로 일어난 독재주의 종말은, 루마니아의 기독교인들이 중심이된 시민 항거로 이끌어 낸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조국의 정치, 안보, 경제적 현실 못지 않게 내 마음을 어둡고 두렵게 하는 것은 한국의 기독교, 교회, 교인의 영적 변질과 타락이다. 수 많은 선교사들을 포함한 순교자들이 뿌린 피로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인 한국의 기독교는 또 유례없이 빨리 영적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많은 선지자들의 숱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목이 곧아 회개치 않은 선택된 백성들을, 경고한대로 이방 민족들을 들어 징계하신 하나님을 본인은 두려워 한다. 작금의 조국의 영적 모습을 볼 때 혹시 흡사한 일어 벌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만일 조국의 교계가 진정 회개하고 돌이켜, 거짓과 날조, 이기심과 탐욕, 정치 보복 등으로 시커멓게 물든 정치가들을 비롯한 세상의 더러움과는 진정 구별된 삶으로 돌아간다면 혹시 하나님의 긍휼을 입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의 회개를 받으시고 우리나라를 불쌍히 여겨 어두운 조국에서 어두움을 몰아내도록 소망의 빛을 비추어 주시기를 오늘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무릎을 꿇는다. 주여, 우리 조국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박찬효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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