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소멸되어 가는 기억의 늪
2017-10-17 (화) 12:00:00
조신숙(요셉한국학교 교장)
노인성 치매증상을 보이는 한 어르신을 알고 있다. 1남 2녀의 자녀를 둔 그녀지만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외로움을 느끼시더니 결국 조금씩 기억이 소멸되어가고 있다. 어제의 익숙한 일과나 친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내기 어려워하고, 공간과 시간, 날짜와 사건 등을 혼동한다. 본인이 숨겨놓은 물건을 다른 이가 숨겨 놓았다고 하며 찾는다고 모든 물건들을 꺼내 방바닥과 거실에 쌓아 놓는다. 또 급작스런 감정의 변화로 짜증이나 화를 내거나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것들을 우기기도 한다. 매일 이런 상황을 겪어내야만 하는 가족의 처참한 마음을 딱히 도와줄 수 없어 안타깝고 미안함마저 든다.
치매(癡呆, Dementia) 또는 인지증(認知症)은 후천적 현상으로 주로 뇌신경에 문제가 생겨 인지 기능의 손상 및 인격 변화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치매의 특징은 인식 능력의 저하로 일상적인 활동 능력이 결여되는 장애 상태가 지속되어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그래서 사랑하는 부모가 치매나 알츠하이머 증상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것처럼 가족에게 가슴 아픈 일은 없다. 다행히 내 시부모님과 친부모님은 치매 증상 없이 노환으로 우리와 이별하셨다. 그러나 치매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으니 누구에게나 올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제부터라도 치매방지에 신경을 써야 되겠다. 평소에 생각하던 삶의 에너지를 주는 것들을 떠올려 본다.
좌뇌는 이해력, 논리적 사고와 관계가 있고 우뇌는 감성적인 자극, 공간 인지력과 관계가 있다. 두뇌운동으론 1)적극적인 사고를 하며 2)자신에 맞는 목표에 대한 달성 의지를 키우고 3)화를 억제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활동을 하면서 4)일기나 가계부를 쓰는 것이다. 뇌를 자극하는 신체 운동은 1)유산소 운동과 걷기 2)스트레칭과 다리운동 5분씩 하기 3)단순한 반복이 아닌 뇌를 같이 사용해야 하는 운동하기 4) 버스, 건물 계단 이용하기 5)누운 채로 벽에 다리를 기대어 물리적으로 뇌에 피가 많이 돌게 하기 6)누워서 손바닥, 발바닥을 부딪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기억의 늪에 빠지지 않을 내 치매 처방전은 떠날 때까지 맑은 영혼을 갖도록 두 가지 뇌를 잘 사용해서 적당한 운동을 하며 항상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자신을 지혜롭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와야 한다면 좀 더 먼훗날에 예쁜 치매로, 아예 안 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은 나만의 욕심일까.
<조신숙(요셉한국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