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ade Runner 2049 ★★★ (5개 만점)
▶ 현란한 시각효과 불구 지루하고 심미적… 난해, 인조인간이 낳은 생명체 찾기
해리슨 포드 존재감 과시
K(왼쪽)와 덱카드가 자신들을 추격하는 적을 피해 도주하고 있다.
리들리 스캇 감독이 만든 공상과학 느와르 미스터리 ‘블레이드 러너’(1982)의 속편으로 작년에 공상과학 영화 ‘도착’(Arrival)을 연출한 프랑스계 캐나다인 드니 비예뇌브가 감독했다. 심미적 깊이와 눈부신 외형미를 지닌 무드 짙은 영화로 문제는 드라마로서의 내용이 도무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알쏭달쏭 하다는 것이다. 그런 면과 함께 시각적 표현력이 ‘도착’과 닮았다.
상영시간이 164분이나 되는데 감독의 과다 과도한 욕심이 마치 ‘마더!’를 만든 대런 아르노프스키의 그 것을 생각나게 만든다. 시각적 효과와 기술적 면이 일사불란한 서술과 내용 설명을 압도하는 작품으로 이런 안과 밖의 불균형 때문에 보기가 피곤하다.
영화의 첫 1시간 동안은 거의 별 일이 안 일어나 지루하기 짝이 없다. 그냥 춥고 어둡게 아름다운 무드와 눈부신 시각미를 감상하면서 이제 곧 무슨 일이 일어나겠지 하며 참아야한다. 오염과 인구 과밀 그리고 악화된 기상 속의 2049년 캘리포니아. 과묵하고 세상만사 다 귀찮다는 표정과 자세를 지닌 LA경찰 K(라이언 가슬링)는 달아난 구형 인조인간 넥서스 8을 잡아내는 일에 매어 달린다.
지금은 넥서스 8대신 눈 먼 재벌 니안더 월래스(재레드 레이토)가 생산한 신형 인조인간 넥서스 9이 인간에게 서비스를 하는데 K에겐 조이(아나 데 아르마스)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넥서스 9 애인이 있다. 그런데 K가 도주한 넥서스 8 인조인간 중 하나인 새퍼(데이빗 바우티스타)를 추적, 체포하는 과정에서 넥서스 8들과 관련된 비밀을 발견하면서 K는 이 비밀의 근원을 찾으려고 집착한다.
오래 전에 인조인간이 임신을 했으며 그 결과 태어난 인간(또는 반인간 반 인조인간)이 어딘가에 있다는 풍문(?)의 진위여부를 밝히려는 K에게 그의 상관 조시(로빈 라이트)는 그것은 허위라고 말하나 K는 이를 안 믿는다. 이런 K를 방해하는 사람이 월래스의 살인적 하수인 인조인간 러브(실비아 혹스).
철학적 종교적 의미마저 지녔다는 듯이 심각하게 구는 얘기가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는데 이런 횡설수설로 보는 사람을 혼란에 빠트리던 영화는 전편 끝에서 사라진 LA경찰 덱카드(해리슨 포드)를 K가 찾아내면서 비로소 활기를 띄게 된다. 그리고 K와 인조인간 생산의 비결을 알고 있는 덱카드는 추격하는 러브와 그의 졸개들을 피해 도주하면서 인조인간으로부터 태어난 생명체를 찾아 나선다.
덱카드가 전편에서 사랑했던 예쁜 인조인간 도망자로 나온 션 영이 30년 전 모습 그대로 나온다. 그리고 덱카드가 은신한 거대한 저택 정문 유리창에 ‘행운’이라고 한글로 적혀있다.
뛰어난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의 이미지야말로 눈부시기가 짝이 없고 프로덕션 디자인과 의상 등도 훌륭하다. 그리고 음악도 세계 종말적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시작 된지 2시간이 지나서야 나온 포드가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그 때까지 침울한 표정으로 심각해하던 가슬링을 압도한다. R.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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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