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진에 대한 대비

2017-10-05 (목) 이상규 뉴스타부동산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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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중순 발생한 멕시코시티 지진과 휴양지 발리 섬의 화산 분화 등으로 요즘 LA에도 ‘빅원’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진 대비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지난 1994년 노스리지 지진 강도가 6.7이었는데 약 10~20초 사이에 인명 피해는 물론 재산 피해가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니 캘리포니아를 떠나기 전까지는 지진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갑자기 들이닥칠 지진에 대비해 사전에 미리 준비하여 피해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이는 주택 소유주뿐 아니라 렌트를 사는 세입자들도 해당된다.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나 재산피해는 지진 중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지진 후 발생하는 개스 누출, 화재 또는 그 이후 주택 붕괴로 인한 것이 더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지진이 발생할 때 가장 많이 생기는 것이 개스 누출로 인한 화재이다. LA 시를 비롯해 많은 지역은 시 조례로 사이즈믹 개스 셧오프 밸브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많은 주택들이 자동 개스 셧오프 밸브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시 조례로 강제 조항을 만들어놓지 않은 지역은 거의 이 같은 밸브가 없기 때문에 개스 누출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그렇다고 상당한 돈을 들여서 자동 개스 셧오프 밸브를 달기가 부담스럽다면 유사시 수동으로 개스 셧오프를 막을 수 있도록 멍키 스패너 같은 것을 개스 미터기에 달아 놓는 것이 좋다. 그래서 지진이 난 후 개스가 만약 샌다면 바로 멍키 스패너 같은 툴로 개스 밸브를 닫도록 한다.

다음에는 워터 히터(온수기)가 지진시 넘어지지 않도록 잘 묶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지진이 나서 경황 없이 집밖으로 나오다가 넘어진 온수기에서 나온 물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지진시 온수기가 넘어지지 않도록 위쪽, 아래쪽, 적어도 두개의 쇠줄로 꼭 묶어서 벽에 붙여야 한다. 온수기를 설치한 지 5년 이상 된 집들은 쇠줄이 느슨해져 있다든지, 벽에 붙인 나사가 풀려 있다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꼭 단단히 묶여 있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보통 침대 가까이에 있는 벽에 사진이나 그림 등을 붙여 놓는 경우가 많은데 지진시 떨어져서 머리를 다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침대로부터 먼 벽에 붙이는 것이 좋다.

요즘 지은 집들은 콘크리트 슬래브로 되어 있고, 앵코 볼트 또는 스트랩으로 묶여 있다.

특히 콘크리트 슬래브 안에는 용수철 같은 것을 깔아 놓아서 지진이 나면 집이 함께 움직여 주택 파손을 적게 하는 내진 설계가 되어 있다.

그러므로 지진에 대비하지 않고 지은 오래된 집들은 미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안전 진단을 받고 보수하는 것이 좋다. 옛날에 지은 집들은 기초(파운데이션)와 1층 바닥 사이에 크로올 에어리어가 있는데 이곳에 앵커 볼트와 너트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또한 가파른 언덕에 기둥을 박아서 집이나 덱을 받치고 있는 건축물을 소유하고 있다면 반드시 빌딩 컨트랙터와 엔지니어의 조언을 얻어야 한다.

지진시 랜드 슬라이딩 현상이 일어나 집 전체가 붕괴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단하고, 필요하다면 포스트를 추가로 만들거나 잘못 세워진 곳은 고치거나 보강을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지진을 막을 수는 없지만 지진이 나도 주택 파손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진 예방을 위한 보강 정도로 마음에 차지 않는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지진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다만 지진 보험은 일반 보험과 달리 매우 비싸고 높은 디덕터블이 있기 때문에 커버리지를 잘 보고 들어야 한다.

만약 지진 보험에 드는 비용을 지진에 대비한 보수 공사로 사용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된다면 서로 비교해서 어느 것이 나은지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문의 (818)439-8949>

<이상규 뉴스타부동산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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